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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의 대수술… "방송미디어통신위" 출범, 미디어 지형도 격변 예고

강민석 기자 | 입력 25-09-28 11:09



방송통신위원회가 설립 1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국회는 24시간에 걸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라는 극심한 진통 끝에 기존 방송통신위원회를 폐지하고, 막강한 권한을 갖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 규제 기구의 출범이라는 명분과, 정부의 방송 장악 의도라는 비판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향후 미디어 정책 전반에 걸쳐 거대한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국회는 27일 저녁 본회의를 열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제정안을 재석 177명 중 찬성 176표, 반대 1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다. 야당의 필리버스터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수적 우위를 앞세워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오는 3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이 법안은 대한민국 미디어 규제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롭게 출범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기존 방통위의 방송·통신 규제 업무는 물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담당해 온 유료방송, 뉴미디어, 디지털방송 관련 정책 및 산업 진흥 기능까지 모두 흡수하는 "슈퍼 부처"로 거듭난다. 이는 지상파, 케이블, IPTV, OTT 등 복잡하게 얽힌 미디어 시장을 단일 기구가 총괄하여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위원회 구성도 기존 5인 체제에서 7인 체제로 확대되어 논의 구조에 변화를 꾀했다.

이번 법안 통과로 인한 정치적 파장도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법안 부칙에 따라 내년 8월까지 임기가 보장됐던 이진숙 현 방송통신위원장은 임기와 상관없이 위원장직을 잃게 된다. 이는 새 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한, 독립 민간 기구였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역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로 개편되며, 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고 헌법이나 법률 위반 시 국회의 탄핵소추 대상이 되도록 명시해 정치적 책무성을 강화했다.

야당은 이번 법안이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특정 세력이 미디어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필리버스터를 통해 절차적 저항을 시도했으며, 방송미디어통신위 설치법에 이어 상정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곧바로 무제한 토론을 신청하며 대치 전선을 이어가고 있다. 17년 만에 이뤄지는 미디어 컨트롤 타워의 대대적인 개편이 극한의 여야 대립 속에서 첫발을 떼면서, 향후 위원회 구성과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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