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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727조 9천억원 예산 통과...5년 만의 법정 시한 준수 배경과 쟁점 분석

백설화 선임기자 | 입력 25-12-03 08:30



국회는 지난 2일 밤 본회의를 열고 총지출 기준 727조 9천억원 규모의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수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정부가 제출한 원안(728조 59억원) 대비 약 1천268억원이 순감된 규모이나, 역대 최대 수준의 "슈퍼 예산"으로 기록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예산안이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 2일을 준수하며 통과되었다는 사실이다. 정부 예산안이 법정 시한 내에 처리된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5년 만이자,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세 번째 사례로, 여야 간의 "민생 경제 최우선" 합의 정신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국회가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지킨 것은 최근의 정치적 대립 구도 속에서 이례적인 성과로 해석된다. 국회는 예산 심의 과정에서 9조 3천억원을 감액하고 9조 2천억원을 증액하는 대규모 조정 작업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인공지능(AI) 관련 지원, 정책펀드 등에서 4조 3천억원을 감액하는 대신, 감액분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복구, 분산전력망 산업 육성, 보훈유공자 참전명예수당 증액 등에 활용하는 데 합의했다. 여야의 합의 처리 배경에는 경제 불확실성 심화와 민생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기간의 예산 지연은 정부의 정책 집행에 차질을 초래하고 경제 활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 전반에 깔려있었다. 최종 합의는 법정 시한을 20여 분 앞둔 시점에 이뤄졌으며, 김민석 국무총리는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며 신속한 예산 집행을 약속했다.

이번 예산안에는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들이 상당 부분 유지되었다. 지역사랑상품권과 국민성장펀드 관련 예산은 정부 원안대로 통과되어 민생 경제 지원과 경제 활성화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반영되었다. 반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첨단 산업과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는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된 10조 1천억원이 편성되었고, 미래 신산업 성장을 뒷받침할 연구개발(R&D) 예산도 19.3% 확대된 규모로 확정되었다. 이 외에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확대,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지원, 자율주행차 실증도시 조성 등 지역 균형 발전과 민생 지원에 무게가 실린 사업들이 증액 반영되었다.

세수 확보를 위한 예산 부수 법안 처리에서는 여야 간의 첨예한 대립이 있었다. 특히 법인세의 경우, 전 구간에서 1%포인트씩 일괄 인상하는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세수 확보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와 함께 기업의 투자 심리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과세표준 2억원까지는 9%에서 10%로, 최고세율 구간인 3천억원 초과는 24%에서 25%로 인상되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의료 분야에서는 지역의사법과 비대면진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과 공공성 강화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지역의사법은 지역 공공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할 의사를 양성하며, 불이행 시 면허 취소까지 가능한 강력한 조치를 포함한다.

총지출 규모의 확대로 인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9%로, 정부안 대비 소폭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가채무비율은 GDP 대비 51.6%로 예측되어, 적극적 재정 기조 속에서도 재정 건전성 관리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예산안은 성장 동력 확보와 민생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며 편성되었으며, 정부는 예산의 효과가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신속하고 효율적인 집행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도 예산 집행이 고금리 및 고물가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를 해소하고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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