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ㆍ문화 라이프 오피니언 의료
 

 

과자값 1500원 안 냈다고 ‘절도’…제2의 초코파이’ 사태?

이정호 기자 | 입력 26-01-05 18:17



무인 점포에서 실수로 일부 물품을 결제하지 않은 재수생에게 내려진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취소되었다. 헌재는 피의자에게 물건을 훔치려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검찰의 무리한 처분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지난해 7월 경기도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발생했다. 대입 수험생인 A 씨는 아이스크림 4개와 과자 1봉지를 키오스크로 가져갔으나, 과자 1봉지(1500원)의 결제를 누락한 채 매장을 나섰다. 또한 800원짜리 아이스크림 1개를 냉동고 위에 올려두어 판매를 방해했다는 혐의까지 더해져 매장 주인으로부터 절도죄로 신고당했다.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A 씨가 총 2300원의 물품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며 범죄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만 여러 정황을 참작해 기소하지 않는 처분으로, 전과로 남지는 않으나 수사 경력 자료에는 기록되어 향후 법적·사회적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A 씨는 “절취의 고의가 전혀 없는 단순 실수였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검찰의 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당시 A 씨가 다른 물품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결제했다는 점과, 매장 내 CCTV 및 경고 문구가 명확한 상황에서 소액의 물건을 의도적으로 훔칠 동기가 희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헌재는 판결문에서 “검찰이 절도의 고의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 없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공권력을 행사했으며, 이로 인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명시했다.

이번 판결은 이른바 "제2의 초코파이 사태"를 막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검찰은 타사 사무실 냉장고에서 1050원 상당의 간식을 먹은 보안요원을 절도 혐의로 기소해 논란을 빚은 바 있으나, 법원은 최근 항소심에서 고의성을 부인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법조계는 무인 점포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제 누락 사고에 대해 검찰이 구체적인 정황을 살피지 않고 기계적으로 ‘절도’ 딱지를 붙이는 행태에 헌재가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도의 주의력을 요하는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나 고령층의 단순 실수가 범죄로 둔갑하는 사례를 차단하는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Copyrightⓒ한국미디어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속보) 공수처 전현희 표적 감사 의혹 최재해,
검찰에 기소 요구
서울 민심의 핵심은 ‘부동산 안정’…
“새 인물로 바꾸자” 교체론 확산
사회 기사목록 보기
 
최신 뉴스
외환위기급 환율 1490원선 육박…외국인 '30조 ..
한강 반포대교 인근 유람선 강바닥 걸려 고립…승객 ..
이란 핵시설 부셰르 원전 세 차례 연쇄 폭격…이스라..
이혁재 "아스팔트 시위 청년도 우리 자산" 국민의힘..
단독) 이재명 대통령 "가난한 노인 더 두텁게"… ..
강남서 압수수색 나선 검찰… "현직 경찰관이 주가조..
"필리핀 교도소 마약왕" 박왕열 구속… "증거인멸..
4000세대 대단지에 전세 단 1건… 서울 외곽 "..
단독) 이 대통령 "자주국방 필수적…전시작전권 회복..
“25조 원 규모 전쟁 추경 앞장” 정청래 민주당 ..
 
최신 인기뉴스
2주 만에 200원 넘게 뛴 기름값…오늘부터 휘발유..
단독) 비수도권·취약계층 '지역화폐' 민생지원금…..
이재명 대통령 재산 49억 7천만 원 신고…저서 인..
단독) 공무원·특수고용직도 5월 1일 쉰다…노동절..
이란 "미국식 종전안 거부…전쟁 종료 시점과 조건 ..
칼럼) “검찰 개혁" 제도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다.
증권사 연간 순이익 10조 원 육박…동학개미 열풍에..
경유 인하폭 25%로 확대…정부, 27일부터 '전쟁..
트럼프 4월 6일까지 이란 발전소 안 때린다"…공격..
단독) 이 대통령 "자주국방 필수적…전시작전권 회복..
 
신문사 소개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기사제보
 
한국미디어일보 / 등록번호 : 서울,아02928 / 등록일자 : 2013년12월16일 / 제호 : 한국미디어일보 / 발행인 ·  대표 : 백소영, 편집국장 :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편집인 : 백승판  / 발행소(주소) : 서울시 중구 을지로99, 4층 402호 / 전화번호 : 1566-7187   FAX : 02-6499-7187 / 발행일자 : 2013년 12월 16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소영 / (경기도ㆍ인천)지국, (충청ㆍ세종ㆍ대전)지국, (전라도ㆍ광주)지국, (경상도ㆍ부산ㆍ울산)지국,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지국 / 이명기 전국지국장
copyright(c)2026 한국미디어일보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