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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 퇴직금 피하려 근로기준법 ‘무력화’…  기업 혁신인가, 꼼수 경영인가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2-13 11:38



근로감독관의 한마디가 묵직하다.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 근로기준법을 사실상 무력화하려는 시도다.”

이 말은 단순한 행정 지적이 아니다.
대한민국 노동 질서를 떠받치는 최소한의 상식을 정면으로 건드린 경고다.
퇴직금은 ‘복지’가 아니다.

회사가 형편 좋으면 주고, 어려우면 미루는 선택사항도 아니다.
근로자가 흘린 시간의 대가이자 법이 보장한 권리다.

근로기준법이 존재하는 이유 그 자체다.
그런데도 최근 일부 기업들은
계약을 쪼개고, 근로시간을 인위적으로 나누고,
형식만 ‘단기·용역·프리랜서’로 돌려
퇴직금 지급 요건을 교묘히 피해 간다.
법의 정신은 지우고,
조문 사이 빈틈만 파고드는 방식이다.

이쯤 되면 경영 혁신이 아니라
‘합법을 가장한 편법’에 가깝다.
특히 플랫폼·물류 산업을 선도한다는 

대기업이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책임의 회피’로 경쟁력을 만들겠다면

그건 혁신이 아니라 퇴보다.
더 심각한 건 신호 효과다.
1위 기업이 이렇게 나오면
중소업체들은 “저기도 저러는데…”라며 따라 한다.

결국 노동시장은 아래로, 더 아래로 무너진다.
퇴직금 몇 푼 아끼자고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하려 드는 순간,
기업은 비용을 줄이는 게 아니라

‘신뢰’를 잃는다.
신뢰를 잃은 기업은
아무리 빠른 배송을 해도
아무리 화려한 투자를 받아도
결국 오래 못 간다.

근로감독관의 지적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이건 단순한 임금 체불 문제가 아니라
“법 위에 기업이 설 수 있느냐”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법을 지키며 성장하는 길이 어렵다고 해서
법을 비켜 가는 길을 택한다면
그건 기업이 아니라 ‘거대 편법 조직’일 뿐이다.

기업의 힘은
직원을 비용으로 볼 때가 아니라
동료로 대할 때 나온다.
퇴직금은 돈이 아니다.
존중의 최소 단위다.
그 최소마저 아끼려는 순간,
그 기업의 미래도 함께 깎인다.

지금 필요한 건
기발한 계약 구조가 아니라
상식이다.
법을 피해 갈 궁리 말고,
법을 지킬 각오부터 하라.
그게 대한민국 1위 기업이 져야 할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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