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 불참으로 인해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며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부마항쟁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 요건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이번 개헌안 처리가 사실상 멈춰 서자 청와대는 즉각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7일 오후 수석보좌관회의 브리핑에서 개헌안 처리 불발과 관련한 질문에 개헌안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회의원들의 투표 거부로 투표 불성립이 된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과 유감을 전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브리핑 현장에서 굳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경청했으며, 강 수석대변인은 준비된 원고를 차분히 읽어 내려가면서도 여당의 책임론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개헌안은 현행 헌법의 한계를 보완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본문에 명문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은 개헌 내용과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개헌안 통과를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인 191명의 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의석 구조상 야권 성향 의원들이 모두 참여하더라도 국민의힘 의원 중 최소 12명이 찬성표를 던져야만 가결이 가능한 구조다.
본회의장은 의결 정족수 미달을 알리는 국회의장의 선포와 함께 술렁였다. 민주당 의원들이 의석을 지킨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의원석은 텅 빈 상태로 방치됐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본회의 전후로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여당 의원들이 헌법 기관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내일 열릴 본회의 투표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번 투표 불성립을 의도적인 일정 지연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강 수석대변인은 개헌 취지를 완수하기 위해 법과 제도적 틀 내에서 어떤 방안이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며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는 입법부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8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표결을 재시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개헌안의 독소 조항 삭제 등을 요구하며 보이콧 전략을 고수하고 있어 실제 투표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여당 내부에서는 개헌 논의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헌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정국은 급격히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내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의 참석 여부와 야권의 강행 의지가 부딪칠 경우, 개헌안은 폐기 수순을 밟거나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국회법상 처리 시한을 둘러싼 해석 차이와 여론의 향방이 향후 개헌 정국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