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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치료·영양주사에 3조7천억…실손보험 비급여 지급액 10조원 육박

이정호 기자 | 입력 26-06-04 14:07



지난해 실손의료보험 지급보험금이 17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비급여 진료에 지급된 보험금이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수치료와 영양주사 등 비중증 비급여 항목에 지급된 보험금 규모가 암과 심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 관련 보험금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이 4일 발표한 ‘2025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은 17조원으로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급여 보험금은 9조7천억원으로 전체의 57.1%를 차지했고, 급여 본인부담금은 7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치료 항목별로는 도수치료 등을 포함한 근골격계 질환 관련 보험금이 2조7천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암·뇌혈관질환·심혈관질환 관련 보험금 2조6천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금융감독원은 비중증 질환 관련 보험금이 중증질환 관련 보험금을 초과한 점에 주목했다.

통원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도 빠르게 증가했다. 영양제 주사 등을 포함한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은 1조400억원으로 전년보다 31.9% 늘었다. 로봇수술 보험금은 72.4%, 전립선결찰술은 64.6%, 하이푸시술은 46.0% 증가하는 등 신의료기술 관련 비급여 지출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신경성형술 등 척추 관련 수술 보험금은 3천9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다만 관련 분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경성형술 관련 분쟁은 전체 실손보험 분쟁의 약 20%를 차지했다.

의료기관별 지급보험금 비중은 의원급이 32.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병원 21.8%, 종합병원 17.6%, 상급종합병원 15.0% 순으로 집계됐다.

비급여 보험금만 따로 보면 의원급과 병원급 의료기관으로의 집중 현상이 더욱 뚜렷했다. 의원급 비급여 보험금 비중은 37.1%, 병원급은 26.9%로 두 기관 유형이 전체 비급여 보험금의 64.0%를 차지했다. 반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각각 10.8%, 13.0% 수준에 머물렀다.

실손보험금 가운데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요양병원 83.5%, 병원 70.6%, 의원 66.2%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각각 41.2%, 42.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최근 들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보험금 증가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보험금 증가율은 상급종합병원 19.4%, 종합병원 13.4%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로봇수술 등 고액 비급여 치료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로봇수술 보험금의 약 80%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실손보험 경과손해율은 101.0%로 전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지급보험금과 사업비가 더 많았다는 의미다. 보험손익도 1조8천7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금융감독원은 비급여 이용 증가와 신의료기술 중심의 고액 치료 확산이 손해율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급보험금 증가 속도가 보험료 인상률을 웃돌면서 향후 보험료 부담 확대와 소비자 분쟁 증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올해 도입된 5세대 실손보험을 통해 비급여 과잉 이용을 줄이고 보험료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5세대 실손보험은 중증과 비중증 비급여를 구분하고 비중증 비급여의 자기부담률을 최대 50%까지 높인 것이 핵심이다.

금융감독원은 보건당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비급여 진료 이용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리급여 확대 이후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여부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실손보험을 둘러싼 비급여 관리와 보험료 부담 문제는 올해 보험시장과 의료계의 주요 쟁점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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