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부 언론 스크랩 자료에서 MBC를 "편파·왜곡 보도매체"로 규정해 제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울시 출입기자단이 공식 항의에 나섰다. 기자단은 서울시 조치가 특정 언론사에 대한 낙인찍기이자 취재·보도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논란은 서울시 대변인실이 시 관련 주요 보도를 정리해 내부 부서와 출입기자단에 제공하는 언론 스크랩 자료에서 시작됐다. 해당 자료 표지에는 "편파·왜곡 보도매체는 스크랩에서 제외한다"는 문구와 함께 제외 매체로 MBC가 명시됐다. 내부 참고자료 형식이었지만 특정 언론사를 행정기관이 직접 "편파·왜곡"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언론계 반발이 커졌다.
서울시는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의혹 보도와 관련한 MBC 보도를 문제 삼았다. 서울시 대변인은 MBC가 해당 사안을 반복 보도했고, 시정 신뢰와 공무원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서울시는 스크랩 자료가 내부 행정 검토 자료이며,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출입기자단의 판단은 달랐다. 51개 언론사가 참여한 서울시 출입기자단은 논의를 거쳐 서울시에 공식 항의 입장문을 전달했다. 기자단은 이번 일이 단순히 MBC 한 곳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비판적 보도를 이유로 특정 언론을 행정기관이 배제하면 향후 다른 언론사에도 같은 방식의 제한이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기자단은 서울시 조치를 "비판 언론을 배제하기 위한 언론 통제"라고 지적했다. 또 특정 매체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출입기자단 전체의 취재와 보도 활동에 대한 제한이라고 봤다. 내부 자료라는 서울시 설명에 대해서도 기자단은 형식만 내부 참고용일 뿐 실질적으로 외부에 공개되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MBC 기자회와 언론단체도 반발했다. MBC 기자회는 서울시가 문제 제기와 일부 진영의 주장에 편승해 시정 행정을 동원한 보복 조치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정정보도 청구나 언론중재, 법적 대응 등 제도적 절차가 있는데도 행정기관이 특정 언론사를 낙인찍고 배제한 것은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은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의혹 보도를 둘러싼 서울시와 MBC의 갈등이 언론 자유 문제로 번진 사례다. 서울시는 해당 보도가 사실관계를 왜곡·과장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MBC와 언론계는 시민 안전과 직결된 공익 사안에 대한 취재·보도를 행정기관이 불리하다는 이유로 제재하려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서울시는 16일 MBC 보도와 관련해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서울시는 MBC가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관련 보도를 반복하며 서울시가 시공 오류를 은폐하거나 방관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은 법적 절차로 다투겠다는 뜻이지만, 스크랩 배제 조치와 맞물리면서 언론 대응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더 커졌다.
행정기관은 잘못된 보도에 대해 반론과 정정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언론사를 공식 자료에서 "편파·왜곡 매체"로 규정하고 배제하는 방식은 별개의 문제다. 서울시가 어떤 기준으로 편파와 왜곡을 판단했는지, 같은 기준이 다른 매체에도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논란은 서울시와 MBC 사이의 공방을 넘어 지방정부의 언론 대응 방식에 대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비판 보도에 대한 행정기관의 대응이 법적 절차와 반론권 행사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특정 매체 배제와 취재 환경 제한으로 이어질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