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탈모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주제로 추진하던 공론화 토론회를 중단하기로 했다. 건강보험 재정과 보장성 우선순위를 둘러싼 의료계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자 논의를 일단 멈추고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29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탈모 급여 확대를 주제로 한 토론회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당초 탈모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위해 토론회를 준비해 왔다. 그러나 토론회 개최를 앞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고, 찬반 쟁점이 커지면서 별도 공론화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복지부는 "탈모 급여 확대에 대한 여러 입장이 충분히 제기된 점을 감안해 시간을 두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탈모 급여 확대를 주제로 한 별도 토론회는 열리지 않는다. 다만 복지부는 이번 조치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전반의 중단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복지부는 "모두의 토론회는 중단하더라도 청년을 비롯한 국민들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발굴은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탈모 급여 확대 방침이 알려진 뒤 의료계에서는 건강보험 재정의 우선순위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탈모 환자의 고통에는 공감하지만, 한정된 재원을 고려하면 응급의료와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중증질환 등 필수의료 보장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도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난과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탈모치료 급여화가 적절한 우선순위인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야권을 중심으로 탈모 급여화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재정 추계와 사회적 합의 없이 급여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시민사회단체는 건강보험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탈모로 인한 고통을 인정하는 것과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특정 연령층의 체감 혜택을 기준으로 급여 우선순위를 정하면 건강보험의 공공성과 연대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논란은 탈모치료 급여화 자체를 넘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의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라는 문제로 번졌다. 정부가 공론화 일정을 멈추면서 당장의 정책 추진은 제동이 걸렸지만, 청년 건강 지원과 필수의료 보장,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여전히 남은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