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당시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서울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투표용지 준비 과정과 현장 대응, 보고 체계 전반을 들여다보며 선거 관리 부실 여부를 규명하겠다는 취지다.
합수본은 7일 서울 지역 선관위 관계자들과 투표용지 인쇄업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에는 본투표 당일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송파구와 강남구, 강서구 선관위 직원이 각각 포함됐다. 서초구 선관위원과 투표용지 인쇄업자도 함께 조사를 받는다.
수사팀은 선관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처음 인지된 시점과 내부 보고 경로, 현장 대응 내용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투표소에서 실제로 투표가 지연되거나 중단된 경위, 추가 투표용지 확보 과정, 상급 기관 보고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도 주요 조사 대상이다.
투표용지 인쇄업자에 대해서는 선관위와의 공급 계약 체결 과정과 납품 물량 산정 방식, 추가 인쇄 또는 긴급 공급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한 수요 예측 실패였는지, 관리·계약·공급 과정의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합수본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 선관위 관계자들도 함께 조사한다. 관악구와 서대문구, 중랑구, 마포구 선관위 관계자를 각각 1명씩 불러 투표용지 준비 과정과 현장 대응 매뉴얼을 비교할 계획이다. 같은 서울 지역 안에서도 투표용지 준비 상황이 달랐던 이유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수사는 지역 선관위별 대응 차이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용지가 부족해 혼란이 발생한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유사한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 합수본은 사전 수요 예측, 비상분 확보, 선관위 내부 지침 이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합수본은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과 관련한 선관위 내부 안내나 지침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됐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위험 가능성이 공유됐음에도 일부 지역에서 충분한 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관리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다만 현재 조사는 참고인 조사 단계다. 합수본은 관련자 진술과 자료 분석을 토대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 행정 착오인지, 관리 부실 또는 직무상 책임으로 이어질 사안인지 판단할 방침이다.
이번 사안은 선거 당일 유권자의 투표권 행사와 직결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지역의 구체적인 경위와 선관위 대응이 확인될 경우, 향후 선거 관리 체계 개선과 책임자 문책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합수본은 당분간 서울 지역 선관위와 인쇄·공급 관련자 조사를 이어가며 투표용지 준비부터 부족 사태 발생 이후 대응까지 전 과정을 확인할 계획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중앙선관위와 지역 선관위 간 보고·지휘 체계의 적정성도 추가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