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이어졌던 한반도에 선선한 동풍이 불면서 3일 기온이 한풀 꺾인다. 남쪽 해상에서는 제24호 태풍 "크로반"이 북상하고 있지만 한반도를 직접 통과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태풍 주변의 동풍이 유입되면서 강원 영동에는 주말까지 비가 이어지고 제주와 남해안에는 높은 너울이 밀려올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은 가끔 구름이 많은 가운데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남부지방에서는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지나는 곳도 예상된다.
최근 장마철을 연상시킬 정도로 많은 비를 뿌렸던 비구름대가 물러난 뒤에는 동풍이 기온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남과 경남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체감온도가 33도 안팎까지 올라가는 늦더위가 나타나겠지만, 동쪽에서 상대적으로 선선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폭염의 강도는 점차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풍은 더위를 식히는 동시에 동해안에는 비를 몰고 온다.
바다에서 수증기를 머금은 동풍이 태백산맥과 부딪히면서 강원 영동을 비롯한 동쪽 지역에 비구름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낮 동안 기온이 올라가는 남부지방에서도 국지적으로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
노유진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강원 영동 등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고, 대기가 습한 가운데 낮 동안 기온이 높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남쪽에서는 태풍의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제24호 태풍 "크로반"은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 태풍정보에 따르면 크로반은 3일 오전 오키나와 남동쪽 해상에서 북서쪽으로 이동한 뒤 일본 오키나와 부근 해상에서 이동 속도가 크게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크로반은 캄보디아가 제출한 이름으로 나무의 한 종류를 뜻한다.
현재 예상 경로대로라면 크로반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거나 우리나라를 직접 통과할 가능성은 낮다. 문제는 태풍이 오키나와 인근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상당 기간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태풍 주변에서 만들어진 동풍이 한반도로 계속 유입되면 동해안의 비가 길어질 수 있다. 특히 강원 영동은 주말까지 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누적 강수량을 살펴야 한다.
제주와 남해안에서는 비보다 높은 물결이 변수가 된다.
태풍이 한반도에서 떨어져 있더라도 태풍 주변에서 만들어진 강한 파도가 먼 거리까지 전달될 수 있다. 제주 해안과 남해안에는 높은 너울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방파제와 갯바위 등 해안가 접근에 주의가 필요하다.
중국 남쪽에서는 제18호 태풍 "사우델"도 활동하고 있다. 사우델은 중국에 상륙한 뒤 세력이 약해졌다가 해상으로 이동하면서 다시 태풍으로 발달했다.
기상청은 사우델이 중국 남부 해상에서 이동하다 4일께 다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 ([기상청][1])
결국 이번 주 후반 날씨의 변수는 한반도에 직접 접근하는 태풍보다 크로반의 위치와 주변 기류다. 태풍이 오키나와 부근에서 정체하면 동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어 강원 영동의 비가 길어지고 제주와 남해안의 너울도 강해질 수 있다.
폭염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여름 날씨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남부지방에는 아직 체감온도 33도 안팎의 더위가 남아 있고 태풍 크로반의 이동 속도와 위치에 따라 주말 강수 지역과 해상 상황도 달라질 수 있어 최신 태풍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