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권 내부 갈등이 공개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후보자 검증을 둘러싼 이견이 대통령과 당내 검찰개혁 강경파의 설전으로 확대된 데 이어, 정치권 인사들의 가족 관련 의혹 공방으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발단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해 온 여권 내 강경파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으면서다. 이 대통령은 능력과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 인사들이 큰 자리를 요구하는 듯한 행태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자리를 탐하기 위해 정치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라며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검찰·사법개혁에 진군하고 있을 뿐”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의원직을 잃더라도 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대통령 발언 직후 나온 글이라는 점에서 김 의원이 공개 반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도 “이재명 정부도 잠깐 흘러가는 한 페이지일 뿐”이라고 밝히며 논쟁에 가세했다.
김 의원과 박 의원은 추미애 경기지사와 함께 김 후보자의 검사 재직 당시 행적을 문제 삼으며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해 왔다. 김 후보자가 중수청을 이끌 적임자인지, 검찰개혁 취지에 부합하는 인물인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당 지도부가 자제를 주문했지만 내부 공방은 이어졌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후보자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추 지사를 겨냥해 “무엇을 그렇게 잘했느냐”는 취지로 비판했다. 이어 여권 내부에서 서로를 공격할 경우 보수 야권에 정치적 반사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이 김 후보자와 중수청 출범 준비 상황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행정안전부의 감찰 지시가 알려진 것도 논란이 됐다. 조국혁신당은 이를 두고 공직자의 비판적 의견 표명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 간 공방은 김 후보자 문제를 넘어 인사 검증과 가족 관련 의혹 제기로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딸과 관련한 허위 스펙 의혹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재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조계원 대변인은 한 의원 딸의 전자책 판매 논란과 관련해 “남의 수학 문제를 베껴 쓴 전자책을 아마존에서 판매했다면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다만 관련 의혹은 현재 정치권의 문제 제기 단계로, 사실관계와 법적 책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한 의원 측도 김민석 민주당 대표 아들의 이른바 스펙용 법안 발의 의혹과 추 지사 아들의 군 복무 중 병가·휴가 사용 문제를 거론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둔 정치권 공방이 각 인사들의 가족 문제까지 소환하는 ‘폭로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검사 재직 당시 행적과 중수청 수장으로서의 중립성, 수사 독립성, 조직 운영 능력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권 내부 갈등이 청문회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 새 형사사법체계의 출범 초기부터 중수청의 정치적 중립성과 국민 신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