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자본시장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어 온 주식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무관용"을 선언하며 칼을 빼 들었다. 이와 동시에 K팝의 세계적 성공 신화를 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될 방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국의 이번 조치가 단순한 엄포가 아닌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향후 자본시장 질서를 가늠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9일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와 합동으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 실천방안"을 발표하고, 주가조작 등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한 번만 적발되어도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전격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이달 중 출범시켜, 통상 1년 이상 소요되던 조사 기간을 6개월 이내로 대폭 단축하고, 혐의가 중대하다고 판단될 경우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단계에서부터 피의자의 실명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는 투자자 기만 행위를 통해 얻는 불법 이익의 규모는 막대한 데 반해 처벌은 미미하다는 비판을 수용한 초강경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정책 발표와 맞물려, 방시혁 의장의 검찰 고발 방침은 시장에 큰 충격을 던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는 방 의장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하고, 증권선물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상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이전, 일부 초기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고 알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을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에 팔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금융당국은 방 의장이 해당 사모펀드와 주식 매각 차익의 30%를 사후에 넘겨받기로 하는 이면 계약을 맺었으며, 이를 통해 상장 후 대주주에게 의무적으로 부과되는 보호예수 기간을 회피하고 수천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해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는 정상적인 기업공개 절차를 가장하여 초기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사적인 이익을 편취한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 특히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일군 상징적 인물이 불공정거래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되었다는 점에서 파장은 더욱 크다.
논란이 확산되자 하이브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상장 과정과 관련된 소식들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면서도 "당시 상장이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며 진행됐다는 점을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금융당국이 최고 수준의 제재인 검찰 고발을 결정한 만큼, 치열한 법적 공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와의 전쟁" 선포와 방시혁 의장에 대한 고발 방침은 그동안 자본시장에 만연했던 "솜방망이 처벌"의 고리를 끊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한 번의 불법 행위만으로도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범죄 유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K팝의 성공을 이끈 상징적 인물이 금융당국의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르면서,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재계와 법조계, 그리고 수많은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