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60%대 중반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하며 창당 이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실시한 7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여권과 야권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재편되는 정치 지형의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3%포인트 상승한 65%에 달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23%에 그쳤다. 이는 이 대통령 취임 두 달째를 맞아 민생 안정과 개혁 과제 추진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높은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특정 지역이나 세대에 편중되지 않고 고른 지지를 확보하며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지율 19%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는 2020년 9월 현재의 당명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보수 정당의 뿌리가 흔들리는 심각한 위기 상황임을 방증한다. 직전 대선과 비교하면 지지율이 무려 12%포인트나 급락했으며,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권과 고령층에서도 지지세 이탈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이러한 민심의 흐름은 명확히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45%의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며 국정 주도권을 확고히 한 반면, 국민의힘은 19%에 머물며 양당 간의 격차는 오차범위를 훌쩍 뛰어넘는 2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제3지대 정당인 개혁신당(5%)과 조국혁신당(3%)의 지지율을 합친 것의 두 배를 겨우 넘기는 수준으로,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거나 모르겠다는 무당층이 25%에 달하는 점은 국민의힘에서 이탈한 중도·보수층 유권자들이 대안을 찾지 못한 채 관망세로 돌아섰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태와 탄핵, 그리고 이어진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어떠한 비전과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내부 갈등과 책임 공방으로 시간을 허비한 당연한 귀결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여당의 정책 추진에 속도감이 붙는 동안, 제1야당은 과거에 발목 잡혀 민심의 흐름에서 완전히 괴리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힘이 뼈를 깎는 쇄신과 재창당 수준의 변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10%대 지지율 고착화를 넘어 장기적인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9.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