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연일 강세 흐름을 이어가며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41포인트(0.33%) 상승한 3,144.14에 거래를 시작하며 또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간밤 미국 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것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투자 심리를 불어넣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현지시간 9일) 뉴욕 증시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으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8% 이상 상승하며 시장 분위기를 이끌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소폭 하락했으나, 나스닥의 강세가 국내 반도체 등 관련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데 충분했다. 이는 전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4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며 보였던 경계 심리를 일부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개장 직후 시장의 수급 주체별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다소 주춤한 사이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특정 업종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의 약진이 단연 돋보인다. KB금융과 신한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주가가 장 초반부터 5%가 넘는 강한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최근 이어지는 금리 안정세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 역시 4%대 상승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는 반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소폭 하락하며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소폭 오른 1370원대 후반에서 거래가 시작되며 증시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원화 약세는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주지만,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 측면도 있어 시장 참여자들은 환율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대외 환경과 특정 업종의 주도력에 힘입어 상승 동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상승 흐름이 반도체와 금융 등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제 장중 외국인 수급이 순매수로 전환될지 여부와 이번 주 후반에 발표될 주요 경제 지표들에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