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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년 치 비 절반이 쏟아졌다… 초토화된 광주, 복구 엄두도 못 내

광주지국 | 입력 25-07-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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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년 7월 한 달 치 강수량의 두 배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단 하루 만에 쏟아지면서 광주광역시가 거대한 재난 현장으로 변했다. 17일 하루에만 426.4mm의 물 폭탄을 맞은 도시는 18일 비가 잠시 잦아들자 처참한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도심 상가와 주택가는 거대한 흙탕물로 뒤덮였고, 시민들의 삶의 터전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다. 설상가상으로 주말 동안 최대 3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이라는 예보까지 나오면서 시민들은 추가 피해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 일대는 전날의 악몽을 증명하듯 아수라장이었다. 상가 밀집 지역은 역류한 하수와 토사로 뒤덮여 발 디딜 틈조차 없었고, 어디선가 떠내려온 승용차 한 대는 인도 턱에 위태롭게 걸쳐 있었다. 5년 전 집중호우 때도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한 상인은 "1분 만에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며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면서 "가게 안의 집기와 상품이 모두 흙탕물에 잠겨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인근 신안교에서는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60대 남성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벌어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광주천을 낀 서구 양동시장과 상습 침수 지역인 남구 백운광장 주변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상인들은 가게 안으로 밀려든 흙탕물을 씻어내고 폐허가 된 상품을 정리하며 이른 아침부터 복구 작업에 나섰지만, 표정에는 절망감이 가득했다. 곧이어 쏟아질 폭우 예보에 상인들과 재난 당국 관계자들은 빗물 역류를 막기 위해 상가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올리며 안간힘을 썼다. 한 상인은 "하늘에 비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폭우는 단순한 재산 피해를 넘어 광주의 역사적 상징물마저 파괴했다. 6.25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현충 시설이자 유일한 전적지인 북구 동림동의 옛 산동교가 폭우로 불어난 강물을 이기지 못하고 교각 일부가 파손된 채 주저앉았다. 북구청은 토사가 다리를 덮치면서 파손된 것으로 보고 주변 출입을 전면 통제한 뒤 정밀 안전 진단에 착수했다.

광주시가 집계한 공식 피해 규모만 봐도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18일 기준으로 도로 침수 300건, 건물 침수 263건, 차량 침수 49건, 사면 유실 36건 등 총 889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인근 전라남도 역시 농경지 2,924헥타르(ha)가 물에 잠기고 닭과 오리 5만 7천여 마리가 폐사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부터 이어진 전국적인 폭우로 18일 오후 6시 기준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충청권에서 4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광주 북구에서 2명이 실종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국적으로 6천여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 중 1,800여 명은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다.

기록적인 재난 앞에 복구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광주지방기상청이 18일 오후를 기해 광주와 전남 대부분 지역에 다시 호우 특보를 발효하면서 복구 작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시민들은 또다시 닥쳐올 비를 걱정하며 불안한 밤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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