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오늘(22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 김건희 여사를 상대로 한 고가 명품 로비 및 교단 현안 청탁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오늘 아침 6시경 서울 광화문 인근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2022년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며 통일교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실제 명품이 전달되었는지 여부와 그 대가로 어떤 청탁이 이루어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파악 중인 청탁 내용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의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그리고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 다양한 교단 현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건희 여사를 상대로 한 로비가 특정 사업 지원부터 언론사 인수, 국제기구 유치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팀은 또한 윤 전 본부장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당시 권성동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한 정황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청탁을 넘어, 특정 정치 세력과의 연계를 통한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는지 여부도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임을 보여준다.
이번 윤영호 전 본부장 소환은 최근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특검의 압수수색에 대해 "하늘을 모독했다"며 강하게 비난하는 녹취가 공개된 직후 이루어져 더욱 주목된다. 특검은 통일교 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건진법사 청탁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핵심 관련 인물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은 어제(21일) 기획재정부, 외교부, 한국수출입은행, 희림종합건축사무소 등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캄보디아 경제협력 기금 사업 관련 의혹에 대한 강제 수사를 확대한 바 있다. 윤영호 전 본부장에 대한 조사는 이러한 전방위적인 수사망 속에서 '건진법사'를 통한 김건희 여사 로비의 구체적인 경위와 대가성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