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과 주가 폭락 사태를 불러온 주식시장 세제 개편안을 두고, 정청래 신임 당대표는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논란이 된 세제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며, 기존 안 강행에 공식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당내에서는 공개적인 발언 자제령까지 내리며 파문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정청래 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논란이 뜨거운데 당내에서 이렇다 저렇다 공개적으로 논란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의원들의 입단속에 나섰다. 이어 신임 한정애 정책위의장에게 "A안과 B안을 마련해 최고위에 보고하라"고 지시하며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당의 입장을 정리해서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결정은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현행 '종목당 보유액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세금 회피를 위한 연말 '큰손'들의 매물 폭탄을 우려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지난 1일 코스피는 4% 가까이 폭락했다. '대주주 양도세 하향 반대'를 호소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은 불과 나흘 만에 12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들끓는 민심을 증명했다.
당내에서도 격렬한 내분이 벌어졌다. 개편안을 주도했던 진성준 전 정책위의장이 "재원 마련이 중요하며 과거에도 주가 변동은 거의 없었다"며 원안 고수 입장을 밝히자, 이소영 의원을 중심으로 한 13명의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맞섰다. 전현희 최고위원 등 지도부 내에서도 "시장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며 '개미 투자자'들의 여론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신임 지도부의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한정애 신임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의견 수렴 작업이 방대해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최대한 빨리 대안을 마련해 지도부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현행 50억 원 기준을 유지하는 안과 20억~30억 원 수준의 절충안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 대한 고려 없이 추진된 세제 개편안이 결국 취임 초 신임 당대표의 첫 시험대가 되면서, 민주당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