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넉 달 연속 동결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최근 발표된 일부 경제 지표가 개선 조짐을 보이자, 추가적인 금리 인하보다는 경기 부양책의 효과를 지켜보며 위안화 환율 안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2일 오전, 9월 LPR을 1년 만기는 연 3.0%, 5년 만기는 연 3.5%로 각각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다. LPR은 중국 내 시중은행들이 우량 고객에게 적용하는 최우대 대출금리로, 1년 만기는 일반 기업대출,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된다.
이번 동결 결정의 배경에는 최근 중국 정부가 취한 경기 부양 조치에 대한 관망 심리가 깔려있다. 중국은 지난 몇 달간 지급준비율 인하와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으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당국은 이러한 정책들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계속되는 위안화 약세도 금리 동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를 인하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위안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
다만,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시장은 중국 당국이 환율 안정을 꾀하면서도, 부동산 시장의 회복 속도에 따라 언제든 다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