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월세 부담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거의 10년 만에 가장 높은 월세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세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28일 국민은행의 월간 시계열자료를 집계한 결과, 2025년 9월을 기준으로 수도권 아파트의 월세 상승률은 6.27%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6년 이후 최고 수치다.
지역별로 세분화해 보면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인천광역시의 상승률이 7.8%로 수도권 내에서 가장 높게 치솟았다. 서울특별시 역시 7.25%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고, 경기도 또한 5.23% 오르며 수도권 전역에 걸쳐 월세 거주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가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월세 시장의 폭등세는 같은 기간 전세 시장의 움직임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9월 기준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 2.08%, 경기 0.99%, 인천 0.39%에 그쳤다. 수도권 전 지역에서 월세 상승률이 전셋값 상승률을 최소 2배에서 많게는 20배(인천) 가까이 압도하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꾸준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이번 통계는 유독 월세 임차인들의 재정적 압박이 전세 거주자들에 비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셋값은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 혹은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월세 시장은 10년 만의 기록적인 상승률을 나타내며 주거 사다리의 한 축을 위협하고 있다. 2016년 이래 최고치를 경신한 월세 상승 부담이 향후 서민 주거 안정성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시장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