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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0대 청소년 "유튜브·인스타 영상" 중독 현상 심각 단계, 대책 마련 시급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1-08 22:52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10대 청소년의 일상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조사 결과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생활 습관의 변화로 치부하기에는 상황이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나라 10대 청소년들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릴스 등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를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시청하고 있으며, 그 중심이 짧고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경고 신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일평균 시청 시간은 약 3시간 20분에 달한다. 특히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이용 시간은 성인 못지않은 수준이다. 이는 단순한 여가 활용을 넘어, 일상 시간 구조 자체가 영상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소비 방식이다. 과거에는 긴 호흡의 영상이나 프로그램을 선택해 시청했다면, 이제는 몇 초에서 1분 남짓한 숏폼 콘텐츠를 끊임없이 넘겨보는 방식이 일상화됐다. 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청소년이 숏폼 영상을 매일 시청한다고 답했다는 점은, 집중력 저하와 즉각적 자극에 대한 의존이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다음 영상, 그다음 영상으로 이어지는 무한 소비 구조 속에서 ‘멈춤’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플랫폼 변화도 이를 가속한다. 단순 이용 경험에서는 유튜브가 여전히 강세지만, 실제로 가장 자주 사용하는 플랫폼은 인스타그램 릴스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이는 청소년들의 영상 소비가 정보 탐색이나 학습보다는, 즉각적인 재미와 자극을 제공하는 콘텐츠로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게임, 먹방, 댄스 영상이 상위에 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상 소비 증가의 반대편에는 전통적 미디어의 후퇴가 있다. TV 시청률은 눈에 띄게 감소했고, 가족이 함께 시청하며 대화를 나누던 시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미디어 이용이 개인화·파편화되면서, 청소년들은 각자의 화면 속 세계에 고립되는 구조로 들어가고 있다. 이는 사회성 발달과 공감 능력 형성 측면에서도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중독’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짧은 영상에 반복적으로 노출될수록 뇌는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고, 일상적인 학습이나 대화, 독서는 상대적으로 지루한 활동으로 인식되기 쉽다. 실제로 수업 집중력 저하, 수면 부족, 정서적 불안정 등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한 훈계나 사용 제한 권고가 아니다. 첫째, 가정과 학교 차원의 체계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영상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 둘째, 플랫폼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 논의도 본격화돼야 한다. 청소년 보호 장치 강화, 과도한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점검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이 영상 외에도 몰입할 수 있는 대안적 활동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스포츠, 예술, 오프라인 공동체 활동 등 ‘스크롤하지 않아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사회가 함께 제공하지 않는다면, 영상 중독 문제는 개인의 의지로 해결될 수 없다.

10대 청소년의 영상 소비 증가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세대 전체의 사고 방식과 삶의 리듬을 바꾸는 구조적 변화다. 지금 이 흐름을 방치한다면, 우리는 집중력과 사고력, 그리고 관계 맺는 힘이 약화된 세대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심각 단계에 접어든 청소년 영상 중독 현상에 대해 사회 전체가 책임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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