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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방첩사령부 49년 만에 역사 속으로... 내란 책임 물어 발전적 해체 확정

이태석 기자 | 입력 26-01-09 09:31




군 권력의 핵심이자 정치 개입 논란의 중심에 섰던 국군방첩사령부가 결국 해체된다. 보안사령부와 기무사령부의 후신으로 이어져 온 방첩사는 12.3 내란 과정에서 정치인 체포와 선관위 침탈 등 본연의 임무를 벗어난 불법적 행위에 동원된 책임을 지고 49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2026년 1월 8일, 방첩사의 권력 기관화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조직을 해체하고 그 기능을 분야별 전문 기관으로 분산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

자문위가 제시한 개편안의 핵심은 방첩사에 집중되었던 막강한 권한을 여러 기관으로 나누고 민간의 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것이다. 우선 안보수사 기능은 권한의 독점을 막기 위해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된다. 방첩 업무를 전담할 "국방안보정보원"이 신설되지만, 원장을 군인이 아닌 군무원이나 민간인에게 맡기도록 하여 군 특유의 폐쇄적인 상명하복 문화를 개선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도록 설계했다.

또한 신원조사와 보안감사 기능을 수행할 "중앙보안감사단"을 별도로 창설하기로 했으며, 과거 정치 사찰의 수단으로 악용되었던 인사 첩보와 동향 조사, 세평 수집 등의 임무는 전면 폐지하기로 결론지었다. 이는 군의 정보 조직이 민간인이나 군 내부 구성원의 사생활을 감시하던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신설되는 각 기관에는 정보보안정책관과 민간 감찰 책임자를 배치하고 국회 보고를 의무화하는 등 외부 감시 체계도 겹겹이 구축했다.

홍현익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분과위원장은 이번 조치가 방첩사가 비대해진 권한을 바탕으로 권력 기관화되면서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기 때문에 내린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권의 판단에 따라 조직이 과거의 모습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단순한 대통령령 개정이 아닌 법률 제정을 통해 조직의 임무와 한계를 명확히 규정할 것을 권고했다. 12.3 계엄 당시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등 주요 정치인 체포 임무에 방첩사 수사관들이 투입되었던 사실은 조직 해체의 결정적인 명분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방첩사의 전신인 보안사는 전두환 신군부의 권력 찬탈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후 기무사령부와 안보지원사령부로 이름을 바꾸면서도 사찰과 정치 개입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 해체 결정은 과거의 오명을 씻기 위해 명칭만 변경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조직의 구조 자체를 해체하여 기능별로 재배치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개혁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방부는 자문위의 권고안을 적극 수용하여 2026년 연내에 방첩사 해체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국방안보정보원장의 민간인 임명 범위와 관련 법률 제정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부처 간 추가 검토와 국회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군 내부에서는 정보 역량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으나, 내란 가담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은 만큼 조직의 전면적인 재구성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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