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재판 진행 중 법정 내에서 소란을 피워 감치 처분을 받고, 이후 온라인상에서 재판장을 공개적으로 모욕한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공식적인 조사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결정은 사법부의 권위 훼손과 변호사의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논란이 확산함에 따라 협회 차원의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한변협은 7일 김정욱 협회장 직권으로 이하상 변호사와 권우현 변호사를 조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변협 조사위원회 회부는 징계 절차의 전 단계로, 해당 변호사들이 변호사법이나 협회 회칙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정밀하게 검토하는 과정이다. 변협 관계자는 현재 징계 수위나 구체적인 방향성을 미리 정해둔 상태는 아니며, 오직 법령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사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관련 재판 현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 소속이었던 이 변호사와 권 변호사는 재판장의 정당한 퇴정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한 채 발언을 강행하며 재판 진행을 방해했다. 이에 재판부는 법정 질서 유지를 위해 이들에게 감치 결정을 내리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감치 결정 이후의 과정에서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교정당국이 물리적 수용 여건 등을 이유로 수용을 거부하면서 두 변호사는 당일 밤 석방됐으나, 석방 직후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재판장인 이진관 판사를 향해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모욕적인 언사를 쏟아냈다. 법정 내에서의 불복을 넘어 장외에서 사법부 구성원을 향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법조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사법부 역시 이번 사안을 헌법 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강경 대응에 나선 상태다. 법원행정처는 천대엽 처장 명의로 이들을 법정모욕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아울러 관할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재판권 침해와 변호사로서의 품위 손상을 근거로 징계 의견서를 변협 측에 공식 전달하며 엄중 처벌을 요청했다.
이번 변협의 조사 결정은 변호사가 법치주의의 한 축으로서 재판부의 권위를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호사법 제24조는 변호사의 품위 유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법정 내외에서 판사 등 사법 종사자를 모욕하는 행위는 징계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번 사건은 전직 고위 공직자의 변호인들이 연루된 만큼 사회적 파장이 커 변협으로서도 신속하고 명확한 결론을 내려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향후 조사위원회는 이 변호사와 권 변호사를 소환해 당시 법정 상황과 유튜브 발언 경위 등을 청취하고, 수집된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징계위원회 회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례가 변호사의 변론권 범위와 사법부 존중 사이의 한계를 설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징계가 확정될 경우 견책부터 정직, 제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처분이 내려질 수 있어 향후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