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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회수는 정의가 아니다…결국 칼을 빼 들었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2-23 14:21



국세청이 ‘영끌 조장’ 등 자극적 콘텐츠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유튜브 채널 16곳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다. 플랫폼 시대의 무책임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으라던 그들
한때 부동산 시장은 “지금 아니면 영원히 기회는 없다”는 공포 마케팅으로 들끓었다.

청년들에게 빚을 최대치로 끌어 쓰라고 부추기고, 대출을 ‘지렛대’라 포장하며, 시장의 위험은 축소했다. 조회 수는 폭증했고 슈퍼챗과 광고 수익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정작 자신들은 그 수익을 제대로 신고했는가.

이번 조사 대상에는 광고수익·강의료·후원금을 누락하거나, 가족 명의 법인을 활용해 소득을 분산한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 탈루다.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시장을 흔들면서 납세 의무는 외면했다면, 그것은 공적 신뢰를 악용한 것이다.

플랫폼의 그늘
YouTube는 누구에게나 마이크를 쥐여줬다.
정보 민주화라는 순기능은 분명하다. 그러나 조회 수가 곧 수익으로 직결되는 구조는 자극을 낳는다. 공포, 분노, 조롱, 확신. 이런 감정이 돈이 되는 생태계다.
허위 정보든 과장이든 클릭만 된다면 이익이다.

그 결과는 누가 책임지나.
영끌을 믿고 집을 샀다가 금리 급등을 맞은 청년, 과장된 절세 조언을 따랐다가 가산세를 맞은 자영업자,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휩쓸린 대중. 콘텐츠는 화면 속에서 끝나지 않는다. 현실을 흔든다.

세금은 최소한의 윤리다
세금은 국가에 대한 기여 이전에 공동체에 대한 약속이다.
납세 의무는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윤리다.

만약 수억, 수십억 원을 벌면서 세금은 줄이거나 숨겼다면, 이는 ‘성공한 1인 기업’이 아니라 ‘책임 회피형 사업자’일 뿐이다. 더구나 타인의 불안을 자극해 얻은 수익이라면 그 무게는 더 무겁다.

이번 조사의 의미
이번 세무조사는 단순한 탈세 단속이 아니다.
플랫폼 경제의 사각지대를 향한 경고다.
1인 미디어 시장은 이미 거대 산업이 됐다. 영향력은 웬만한 언론을 능가한다. 그렇다면 책임 역시 그에 상응해야 한다. 투명한 수익 신고, 정확한 정보 제공, 시장 왜곡 최소화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묻는다
조회 수는 권력이 아니다.
구독자는 면죄부가 아니다.
좋아요 숫자가 진실을 보증하지 않는다.
이번 조사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난다면 또 다른 ‘영끌 선동가’는 반복될 것이다. 

그러나 법과 원칙이 분명히 작동한다는 신호가 된다면, 플랫폼 생태계는 비로소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
시장은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나 자유는 책임을 전제로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클릭이 아니라,
더 무거운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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