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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는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 시대, 정말 다가오고 있나?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1-09 17:28



블록체인은 한동안 ‘미래 기술’이라는 말로만 소비돼 왔다. 그러나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글로벌 흐름을 보면, 이 기술은 이미 실험 단계를 넘어 현실의 결제·금융 인프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속도, 그리고 국가의 선택이 향후 금융 질서를 가를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약 33조 달러에 달했다. 이는 웬만한 국가의 연간 GDP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시장의 주도권은 서클과 테더가 쥐고 있다. 서클이 발행한 USDC는 탈중앙화 금융과 기관 간 결제에서 강세를 보였고, 테더의 USDT는 일상 결제와 가치 저장 수단으로 폭넓게 사용됐다. 결제 수단과 투자 자산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흐름을 데이터로 확인한 곳이 아르테미스 애널리틱스다. 이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70% 이상 급증했고, 지난해 4분기에는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2030년 스테이블코인 결제 흐름이 56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 질서의 보조 수단이던 디지털 자산이, 어느새 주요 결제 레일로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서 한국이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법적 기반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금융당국과 중앙은행, 정치권 간의 이견으로 디지털자산 기본법 논의는 반복적으로 미뤄지고 있다.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제한할 것인지, 통화 정책과 충돌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는 사이, 글로벌 시장은 이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질주 중이다.


여기서 간과하기 쉬운 대목은 편의성의 문제다. 소비자와 기업은 가장 빠르고, 싸고, 국경을 넘기 쉬운 결제 수단을 선택한다. 만약 원화 기반 대안이 부재한 상황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결제·송금 시장을 잠식한다면, 이는 단순한 금융 상품의 유입이 아니라 통화 주권의 잠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선택이 아니라 방어 수단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섣부른 도입이 능사는 아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안정성, 자금세탁 방지, 소비자 보호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그러나 규제 공백 속의 방관 역시 또 다른 리스크다.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투명하게 관리할 것인지, 아니면 국외 플랫폼과 토큰이 국내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도록 둘 것인지는 정책 결정자의 몫이다.


세계는 이미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을 미래의 가능성이 아니라 현재의 경쟁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이 이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뒤처지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제도와 전략이 될 것이다. 이제 질문은 단순하다. 스테이블코인 시대는 올 것인가가 아니라, 그 시대에 한국은 어떤 위치에 설 것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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