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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 수백만원 건넸다" 진술 확보... 양준욱 전 서울시의장 검찰 송치

강동욱 기자 | 입력 26-05-04 14:12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양준욱 전 서울시의회 의장을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이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고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양 전 의장은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수백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전 의원이 제공한 금품이 선거 운동이나 공천 과정에서의 영향력 행사를 목적으로 전달된 대가성 자금인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수사는 서울시 선관위가 관련 첩보를 입수해 경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이른바 "황금 PC"로 불리는 결정적 물증을 확보했다. 해당 컴퓨터에는 양 전 의장을 포함해 정관계 인사들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이 대거 저장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됐다.

경찰이 확보한 디지털 증거물은 수백 개에 달하며, 수사팀은 이를 분석해 자금 전달 시점과 대화 정황을 대조하는 작업을 마쳤다. 김 전 의원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양 전 의장에게 직접 수백만 원을 건넸다"는 취지로 사실상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전 의원의 자백과 녹취 파일 속 정황 증거가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결론 내렸다.

혐의를 전면 부인해온 양 전 의장은 지난 2월 경찰 조사 출석 당시 "단 한 푼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취재진의 질문을 일축했다. 당시 서울경찰청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양 전 의장은 굳게 입을 다문 채 변호인단과 서류를 검토하며 조사실로 이동했다. 그는 약 10시간에 걸쳐 진행된 고강도 조사에서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으나, 경찰은 물증을 토대로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판단했다.

사건의 핵심 고리인 김 전 의원은 이미 다른 공천헌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1억 원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인 해당 재판의 기록 역시 이번 수사 과정에서 참고 자료로 검토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송치가 단순히 전직 의장 개인의 비리를 넘어 당시 선거 자금 전반에 대한 재수사로 번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이 압수한 녹취 파일에 거론된 다른 정치권 관계자들의 이름이 검찰 수사 단계에서 추가로 드러날지도 관심사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방대한 수사 기록과 녹취 파일을 정밀 재검토할 계획이다. 특히 금품 수수의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디지털 파일의 법적 증거 능력을 확인하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엇갈린 두 사람의 진술이 검찰의 추가 보강 수사와 향후 기소 과정에서 어떻게 정리될지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다. 검찰의 판단에 따라 지역 정가를 뒤흔든 공천헌금 의혹의 최종 사법 처리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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