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세종시의 치안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급격한 인구 유입과 중앙부처 집중으로 치안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경찰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선에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세종경찰청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경찰 1인당 담당 인구’를 기록하며 구조적 인력난을 드러내고 있다. 신도시 확장과 함께 생활치안, 교통 관리, 집회 대응 등 다층적 업무가 동시에 증가했지만, 인력 증원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세종시는 정부세종청사를 중심으로 각종 집회와 시위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이다. 주요 간선도로 통제와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 관리까지 겹치면서, 경찰의 현장 대응 부담은 지속적으로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경비·경호 기능에 인력이 집중되면서 민생치안과 교통 분야는 상대적으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순찰 빈도가 줄고, 교통사고 처리 지연 및 출동 대응 시간 증가 사례가 보고되며 치안 서비스의 질 저하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세종경찰청 문제를 단순한 지역 인력 부족이 아닌 ‘행정수도형 치안 모델 부재’로 진단한다. 행정기관 밀집 도시 특성에 맞는 별도의 정원 기준과 기능별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순 증원이 아닌 구조적 개편 없이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경찰 내부에서도 변화 요구는 커지고 있다. 계급정년 조정, 정년 연장, 공무직 활용 확대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지금 당장 투입 가능한 인력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이 우선이라는 반응이다.
세종시의 치안 문제는 더 이상 지역 단위 사안이 아니다. 국가 행정의 중심에서 발생하는 치안 공백은 곧 행정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경찰청이 실효성 있는 인력 보강과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