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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조건 없는 대화" 공문에 노조 7일 파업 강행 뒤 협상"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5-15 14:19



삼성전자 사측이 15일 오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최후통첩에 대해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노조는 예정된 파업 일정을 완수한 뒤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성과급 산정 기준과 특별보상 제도 신설 등을 둘러싼 노사 간의 평행선이 대화 재개 시점을 두고 다시 한번 충돌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노조 측에 보낸 공식 공문을 통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며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측은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당시 제시했던 안건들을 언급하며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의 재원 산정 방식 변경과 상한 없는 특별보상 제도 신설 등 유연한 제도화 방안을 제안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노조는 사측의 이 같은 제안을 즉각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삼노 측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잘 이행할 생각이며 6월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공식 답변했다. 이는 당초 예고했던 6월 7일 단체 연차 투쟁을 포함한 파업권을 우선 행사한 뒤에야 교섭 테이블에 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노조는 전날 저녁 전영현 부문장의 직접적인 안건 제시를 요구하며 이날 오전 10시를 답변 시한으로 못 박은 바 있다.

공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양측의 온도 차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측은 공문에서 "회사의 경영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을 들어 조속한 복귀와 대화를 요청한 반면, 노조는 사측의 답변이 구체적인 수치나 진전된 보상안을 담지 않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고 판단했다. 오전 10시를 전후해 노조 사무실 인근과 사내 게시판 등에서는 사측 공문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과 파업 참여를 독려하는 움직임이 동시에 포착됐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사측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핵심 라인의 인력 배치를 점검하고 비상 대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날부터 시작된 웜다운(Warm-down) 조치 등 생산 가동률 조절이 현실화되면서, 실제 노조의 집단행동이 가시화될 경우 발생할 물리적 타격에 대한 내부 우려가 확산되는 중이다.

노조가 대화 시점을 6월 7일 이후로 확정함에 따라 당분간 노사 간의 직접적인 대면 협상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참여 지침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사측은 노조의 집단행동 수위에 따른 단계별 대응 매뉴얼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역시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주시하며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포함한 다각도의 검토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번 대치 상황은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겪어보지 못한 노사 갈등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사측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앞세우고 노조는 실질적인 행동을 통한 압박을 선택하면서, 6월 초로 예정된 파업 예정일까지 노사 간의 감정적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사측이 제안한 특별보상 제도의 구체적 재원과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률 사이의 간극을 메울 중재안이 나오지 않는 한 파업 강행과 이에 따른 생산 차질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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