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산 수입품에 무역법 301조 관세를 적용해 기본관세와 합산한 관세율을 12.5%로 맞춘다. 이번 조치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24일 오전 0시 1분,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 1분부터 시행된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3일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60개 경제권에 강제노동 관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국가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이를 실효성 있게 집행하지 못해 미국의 통상 이익을 침해했다는 것이 미국 측의 판단이다.
한국산 제품에 12.5%가 일률적으로 추가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최혜국대우 관세율이 12.5%보다 낮은 제품에는 무역법 301조 관세를 더해 최종 관세율을 12.5%로 맞춘다. 기본관세가 이미 12.5% 이상인 제품에는 별도의 301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USTR 시행 문서
한국과 일본, 스위스에는 기본관세를 포함해 12.5%가 적용된다. 유럽연합과 대만은 합산 관세율이 10%로 책정돼 한국보다 2.5%포인트 낮다. 아르헨티나와 인도, 영국 등 17개국에는 기본관세와 별도로 10%의 관세가 부과되며, 중국 등 나머지 조사 대상에는 12.5%가 추가된다.
다만 모든 한국산 제품이 이번 관세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가 적용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철강·알루미늄·구리와 관련 부품 등은 제외된다. 미국 내 공급 부족이나 경제 전반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원자재와 미국에서 충분히 생산하기 어려운 품목도 예외 대상에 포함됐다. USTR 발표
한국 정부는 앞서 USTR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공청회에도 참석해 관세 철회 또는 인하를 요구했지만 최종 결정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번 관세율은 지난해 한미 양국이 합의한 15% 상호관세보다 낮지만, 유럽연합과 대만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2월 기존 상호관세가 취소되자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 임시관세를 부과했다. 이 임시관세가 24일 만료되는 시점에 강제노동을 근거로 한 301조 관세가 시행되면서 사실상 기존 관세를 대체하는 구조가 됐다.
한국산 제품에 미칠 실제 영향은 적용 품목과 기존 기본관세율에 따라 달라진다. 정부가 품목별 대상과 예외 범위를 신속히 분석하고 미국 측과 추가 협의를 통해 국내 기업의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남은 쟁점이다.
정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