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령화와 난치병, 필수의료 공백 등 보건의료 분야의 난제를 해결하고 세계 시장 진출 가능성이 큰 전략기술 30개를 선정한다. 선정된 기술에는 연구개발부터 임상·인허가·사업화까지 단계별 지원이 제공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26년 제2차 보건의료기술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보건의료 국가대표기술 30선" 선정 추진계획과 2027년 보건의료 연구개발 투자 방향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 국가대표기술은 국가적 의료 문제 해결에 기여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산업 경쟁력 확보 가능성을 갖춘 기술을 말한다. 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기술의 성숙도와 활용 목적에 따라 시장창출형, 기술초격차형, 현장현안형, 난제극복형 등 네 분야로 나눠 선정할 계획이다.
시장창출형은 제품 상용화를 앞두고 임상시험이나 생산시설 등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기술을 대상으로 한다. 이미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시장 진입을 위해 추가 지원이 필요한 분야다.
기술초격차형에는 앞으로 5∼10년 뒤 세계 기술 경쟁을 좌우할 원천기술이 포함된다. 단기간의 사업화 실적보다는 장기적인 기술 주도권과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현장현안형은 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민 불편과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한다. 난제극복형은 고령화와 난치성 질환, 미래 감염병 등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보건의료 문제에 대응하는 기술을 대상으로 한다.
복지부는 의료·과학·산업 분야 전문가들로 논의체를 구성해 기술 수요와 국내외 연구 동향, 미래 사회 변화 등을 검토한 뒤 오는 9월 30개 기술을 확정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기술 명칭과 분야별 선정 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보건의료 연구데이터를 공동으로 관리하는 제도도 추진된다. 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은 두 기관의 국가 연구개발사업에서 생산된 의료·연구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하기 위해 "보건의료 연구개발사업 연구데이터 공동 관리규정"을 제정할 예정이다.
공동관리 규정이 마련되면 정부 지원 연구에서 생산된 검진·혈액검사 정보와 의료영상, 병리 이미지, 유전체 정보, 웨어러블 기기 측정자료 등을 보건의료연구자원정보센터(CODA)에 등록·기탁하게 된다. 데이터는 비식별화하고 연구 목적에 따라 접근권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복지부는 2027년 보건의료 연구개발 투자도 바이오헬스 패러다임 전환, 데이터 기반 AI 의료, 지역·필수의료 강화, 임무 중심 도전 연구 등 네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과 예산 규모는 정부 예산안 편성과 국회 심의 과정에서 결정된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국가대표기술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연구데이터 활용 기반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글로벌 바이오헬스 강국 실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선정 이후에도 기술별 지원 기간과 예산, 성과평가 방식이 마련돼야 한다. 연구 지원이 특정 기술의 선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의료현장 적용과 제품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후속 지원체계를 구체화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