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2011~2012년 국가대표팀 국제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심판과 감독관에게 여러 차례 성접대를 제공한 정황이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 적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문체부는 관련 혐의를 확인한 뒤 관계자들을 수사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정문·정준호 의원실이 확보한 문화체육관광부의 2016년 ‘대한축구협회 임직원 등 비리 조사결과’에 따르면 문체부는 대한축구협회 심판 운영 과정에서 외국인 심판 등을 상대로 한 부적절한 접대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자들을 수사기관에 넘겼다.
조사 대상이 된 기간은 2011년부터 2012년까지다. 문체부는 당시 국내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예선전과 런던 올림픽 아시아 예선, 국가대표 평가전 등 모두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과 경기 감독관 10여 명에게 성접대가 제공됐다고 판단했다. 접대 비용은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을 넘는 금액이 법인카드로 결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문건에는 구체적인 사용 내역도 포함됐다. 2012년 2월 29일 열린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외국인 심판 2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약 50만 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기록됐다. 같은 해 3월 14일 런던 올림픽 아시아 예선 카타르전에서는 경기 감독관 1명이 역삼동의 한 중국마사지업소에서 약 20만 원 상당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접대에 관여한 대한축구협회 심판국 직원들은 문체부 조사에서 “외국인 심판들이 공항이나 숙소 등에서 먼저 요구해 접대를 하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당시 문체부가 작성한 공식 조사 결과 문건을 통해 다시 확인됐다. 조사 대상에는 심판 운영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이 포함됐으며, 문체부는 관련 행위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수사의뢰 조치를 취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현재 당시 자료를 모두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문서 보관 연한이 지나 세부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는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한 내부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문건 공개로 과거 국제경기 운영 과정에서 이뤄진 접대 관행이 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당시 수사의 처리 결과와 협회의 내부 통제 체계가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추가 검증 요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