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경찰이 숙련된 수사 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한 인사제도 개편에 나선다. 경쟁이 치열한 수사 분야 우수 인력의 계급정년을 최대 4년까지 연장하고, 승진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경찰청은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중수청 출범에 대비해 수사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한 인센티브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수사 기능 조정 이후 경찰의 수사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험을 갖춘 수사관이 조직을 떠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핵심은 경정급 우수 수사관에 대한 계급정년 연장이다. 현행 경찰공무원법상 경정의 계급정년은 14년이다. 같은 계급에 일정 기간 이상 머물면 상위 계급으로 승진하지 못할 경우 정년 전에 퇴직해야 한다.
경찰은 수사 전문성과 성과가 뛰어난 경정급 수사관에 대해 계급정년을 최대 4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제도가 시행되면 숙련된 수사관이 승진 여부 때문에 현장을 떠나는 것을 줄이고 장기간 수사 경험을 조직 안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경위 이하 계급의 우수 수사관에 대해서는 승진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한다. 근속승진에 필요한 기간을 1년 단축해 수사 분야에서 계속 근무할 유인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별승진과 성과평가를 통한 보상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단순히 수사 인력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전문성을 갖춘 경찰관이 수사 부서에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인사상 혜택을 강화하는 구조다.
경찰이 이 같은 대책을 마련하는 배경에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중수청 출범 이후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할 기관과 경찰 사이의 역할 분담이 새롭게 짜이면서 경찰의 자체 수사 역량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일선 수사부서는 사건 처리량과 업무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데 비해 장기간 수사 업무를 맡을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정 수준의 경험을 쌓은 수사관이 다른 부서로 이동하면 후임자가 다시 사건과 수사기법을 익혀야 하는 문제도 반복됐다.
경찰은 계급정년 연장과 승진 우대가 이런 인력 유출을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기 근무를 선택한 수사관에게 인사상 보상을 제공하면서 현장 경험이 축적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수사부서 인력 보강과 현장 지원 강화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중수청으로 일부 중대범죄 수사 기능이 넘어가더라도 민생범죄를 비롯해 경찰이 담당해야 할 수사 영역이 광범위한 만큼 전체 형사사법체계가 바뀌는 과정에서 수사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력을 재배치하는 문제가 중요해졌다.
다만 계급정년 연장과 근속승진 기간 조정은 관련 법령과 인사제도 변경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현재 단계에서 시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상이 되는 "우수 수사관"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할지, 일반 경찰관과의 승진·정년 형평성을 어떻게 맞출지도 세부 설계 과정에서 다뤄져야 한다.
경찰청은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갖춘 수사 인력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중수청 출범과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두고 수사관에게 실질적인 인사상 혜택을 주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경찰 내부의 수사 인력 배치와 승진 체계도 함께 조정될지 주목된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