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공방이 검찰 수사자료의 유출 여부를 놓고 여야 간 법적 충돌로 번졌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자신을 검찰과 연계해 수사자료를 받은 것처럼 주장했다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10일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김 대표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히고 "저는 검찰로부터 어떤 자료를 받거나 협력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 검찰에 그런 거 내줄 배짱 있고 의기 있는 검사는 없으니 꿈 깨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자신이 공개한 녹취와 문자메시지 등의 출처를 검찰 내부로 지목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양측의 충돌은 한 의원이 김승원 후보자의 2021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과 관련한 의혹을 잇달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당시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의 부탁을 받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연락했다며 녹취와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해왔다. 김 후보자는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하거나 심사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고 민원인의 요청에 따라 진행 상황을 확인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의 내용뿐 아니라 입수 경로를 문제 삼았다.
김 대표는 전날 전북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검찰 내에 협력자가 없으면 발생할 수 없는 사건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협력자가 없고 근거가 없는 것이라면 거짓의 유포일 수밖에 없다며 자료 유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범여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가 검찰 내부 수사자료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입수와 유출 경위를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부에서는 한 의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치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한 의원은 민주당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에서 자료를 받은 사실도, 검찰과 자료를 공유하거나 협력한 사실도 없다는 것이다.
자료를 제공한 사람의 신원을 밝히라는 요구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 의원은 "피해자들이 제보한 덕에 감옥 갔던 깡패가 나중에 '누구냐'고 색출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며 "저는 제보자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의원은 자신에게 자료를 전달한 사람을 "공익제보자"라고 지칭하며 신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제보자가 신원 노출로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민주당의 입장은 다르다.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 가운데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작성되거나 확보된 것으로 의심되는 자료가 포함돼 있다면 단순한 제보자 보호 문제와 별개로 유출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와 한 의원의 자료 입수 문제를 별개의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고도 밝혔다. 김 후보자의 의혹은 인사청문회에서 검증하되 수사자료 유출 의혹 역시 별도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가 실제 검찰 내부에서 유출됐는지, 제3자가 보유하고 있던 자료가 전달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의원 역시 제보자의 구체적인 신원이나 자료 입수 경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 의원의 고소로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두 갈래로 나뉘게 됐다. 김 후보자의 임상시험 승인 관련 민원 전달이 적절했는지는 오는 인사청문회에서 다뤄질 예정이고,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의 출처와 김 대표 발언의 허위사실 해당 여부는 수사기관의 판단을 받게 됐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