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판사 아들의 의원실 근무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다만 개별 의혹에 대해서는 부정한 청탁이나 특혜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김 후보자는 11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여러 논란거리로 심려를 끼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무부 장관에 임명될 경우 추진할 과제로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들었다.
김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잘 안착돼 국민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을 위한 개혁에 매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질문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집중됐다. 특히 제넨셀 대표 강모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정모 부장판사의 아들이 이후 김 후보자의 국회의원실에서 입법보조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채용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 부장판사는 김 후보자와 과거 전주지법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 판사다. 김 후보자와 정 부장판사, 제넨셀 관련 의혹에서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가 2022년 2월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정 부장판사는 이후 2023년 12월 제넨셀 대표 강 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정 부장판사의 아들은 이듬해인 2024년 김 후보자 의원실에서 약 3개월 동안 입법보조원으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채용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해당 입법보조원 자리에 대해 "정식 직원이 아니라 한 달 실비 100만원 정도만 받고 일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내용이 공개되는 자료라며 "떳떳하기 때문에 면접을 통해서 일을 맡겼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도 전날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준비단은 정 부장판사의 아들이 의원실에 직접 지원했고 보좌진 면접 등을 거쳐 선발됐으며, 근무 기간 교통비와 식비 등 실비 성격으로 매월 약 1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준비단은 제넨셀 대표에 대한 영장 기각과 정 부장판사 아들의 의원실 근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가 정 부장판사와 구체적인 사건을 두고 연락하거나 논의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는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연락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작은 회사가 다국적 기업의 압력에 의해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유를 좀 알려달라고 해 그런 취지의 전달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 당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려 했던 상황이었다며 "이 정도는 전달해도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쟁점은 김 후보자의 연락이 통상적인 민원 전달 수준이었는지, 특정 업체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영향을 주기 위한 청탁이었는지 여부다. 김 후보자는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과거 음주운전 전력과 제넨셀 관련 인사들과의 관계, 식약처 연락 과정, 정 부장판사 아들의 입법보조원 채용 경위 등이 잇따라 인사검증 대상으로 떠올랐다.
김 후보자가 이날 처음으로 여러 논란을 한꺼번에 언급하며 사과했지만 개별 의혹 자체는 대부분 부인하거나 적극 해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로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제넨셀 관련 연락의 구체적인 경위와 정 부장판사 아들의 의원실 채용 과정, 과거 음주운전 전력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