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직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무겁게 듣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직접 반박한 데 이어 11일에도 관련 논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용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전날 기자회견에 대해 "10여 일 만에 처음으로 설명한 것이기 때문에 국민께서 살펴봐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관 지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는 질문에는 "여태까지 국민만 믿고 의정활동을 한 만큼 국민만 보고 필요한 부분들을 소상히 설명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질문은 장관직과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문제에 집중됐다.
용 후보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적으로 겸직이 가능하더라도 장관 후보자에게는 법 이상의 기준이 요구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정치적 결정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저 역시 무겁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제기하고 있는 이른바 "가족 정당"과 "유령 사무실"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공정하게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용 후보자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기본소득당 일부 시·도당 사무실이 당직자 자택 등에 등록돼 있다는 의혹과 배우자의 당내 활동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용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청와대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용 후보자의 기자회견이 청와대와 사전에 조율된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안팎의 우려가 전달되고 있다며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용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청와대에서 연락이 왔느냐", "어제 기자회견으로 20·30대의 마음이 돌아섰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출근길에서는 한 남성이 피켓을 들고 "국민 대다수가 원치 않는다"고 외치는 상황도 벌어졌다. 용 후보자는 별다른 대응 없이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이동했다.
용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국회의원과 국무위원 겸직 문제를 비롯해 배우자의 기본소득당 활동, 가족 중심의 당 운영 의혹, 일부 시·도당 사무실 운영 문제 등을 둘러싸고 야당의 공세를 받고 있다. 용 후보자는 사실과 다른 주장들이 섞여 있다며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의원직 겸직 문제는 다른 의혹과 성격이 다르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하는 것 자체가 금지돼 있지는 않지만,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으로 입각하면서 의원직을 유지하는 선택을 놓고 정치적 적절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용 후보자는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야당은 장관직과 비례대표 의원직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따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전날 직접 기자회견에 나선 용 후보자가 이날 겸직 논란에 대해 "무겁게 듣고 있다"고 밝혔지만 의원직 유지 방침을 철회하지는 않았다. 청와대 역시 제기된 우려를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겸직 문제와 각종 의혹에 대한 검증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