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의원들의 내년도 의정비를 8.9% 올리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재정 여건과 인상 필요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상안이 확정될 경우 시의원 1명당 연간 의정비는 6,541만원 수준으로 높아진다.
세종시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최근 세 차례 회의를 열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시의원 의정비 지급 기준을 검토했다. 현재 연 3,801만원인 월정수당을 내년 4,141만원으로 조정하고, 2028년부터 2030년까지는 전년도 지방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반영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시의원에게 지급되는 의정활동비 연 2,400만원까지 더하면 내년도 의정비는 세전 기준 6,541만원이 된다. 21명의 시의원 전체로 계산하면 의정비 관련 시 부담액은 올해보다 약 7,140만원 증가한다.
현재 세종시의원 1명에게 지급되는 연간 의정비는 6,201만원으로 전국 16개 시·도의회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인상안이 확정되면 전북도의회와 비슷한 수준이 되지만, 경기도의회 7,691만원과 서울시의회 7,684만원보다는 여전히 낮다.
심의 과정에서는 세종시의회가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의 기능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는 점, 다른 광역의회와 비교해 의정비가 낮다는 점 등이 인상 근거로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시의원 겸직 비율과 의원 1명당 주민 수 등은 인상 여부를 판단할 때 함께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거론됐다.
문제는 세종시가 공공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는 약 17억9,000만원이 부족해 행복도시와 조치원을 잇는 BRT 운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집현동 복합커뮤니티센터도 수영장과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연간 26억5,00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개관이 미뤄진 상태다.
이 때문에 시의원 의정비 인상이 시기적으로 적절한지를 두고 시민들의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지방의회는 집행부의 예산 편성과 재정 운용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공공서비스 예산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보수를 올리는 기준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번 논의가 곧바로 인상 확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세종시 관계자는 “3차 회의에서 공청회 회부안이 최종 의결된 것은 아니며, 공청회 이후 최종 결정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의정비 인상안은 오는 10월 31일까지 확정돼야 한다. 공청회 이후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최종안을 결정해 시의회에 통보하면, 시의회는 관련 조례 제정과 공포 절차를 거치게 된다. 조례에 대해서는 세종시장이 재의요구를 할 수 있어 최종 시행 여부는 후속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
이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