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종합버스터미널 유스퀘어의 상가 임대차 계약을 둘러싸고 전 소유주인 금호고속과 임차인 간의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임차인 측은 금호고속이 부동산 신탁 사실을 숨긴 채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금호고속은 임대료를 체납한 임차인의 "억지 주장"이라며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터미널 매각 및 개발 사업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갈등의 중심에 선 것은 2021년부터 터미널 내에서 대형 식당을 운영해 온 임차인 김모 씨다. 김 씨는 최근 금호고속으로부터 임대료 연체를 이유로 명도소송을 당한 후, 소송 준비 과정에서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이 이미 2009년부터 신탁회사에 넘어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신탁된 부동산에 대한 임대차 계약은 소유권을 가진 신탁사의 동의가 필수적이며, 계약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임차인에게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 김 씨는 금호고속이 소유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인 행세를 하며 계약을 체결했고, 이 과정에서 신탁사의 동의 여부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김 씨는 금호고속이 터미널 자산 매각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불공정한 계약을 유도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공교롭게도 재계약이 이루어진 시점 직후 터미널의 신탁 구조가 변경되고 자산 매각이 본격화되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김 씨는 "대기업이라는 점을 신뢰하고 전 재산을 투자했으나 결국 명도소송을 당해 빚만 떠안게 된 상황"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고속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임차인이 7개월 치의 월세를 미납하는 등 임차인의 기본 의무를 다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명도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이번 주장은 소송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신탁 사실에 대해서는 "매 계약 시마다 임차인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임차인 역시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날인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신탁사로부터 임대차 계약에 대한 공식적인 권한을 위임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금호고속 측은 "묵시적 동의를 받아 권한을 행사했다"고 답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핵심 쟁점으로 남게 되었다. 임차인의 기본 의무인 임대료 납부와 임대인의 소유권 고지 의무라는 기본적인 사안을 두고 양측의 진실 공방이 법정에서 가려지게 된 것이다. 이번 법적 다툼이 향후 광주종합버스터미널 개발 사업의 추진 과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