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고려대)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이번 시즌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연기를 마쳤다.
이해인은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61점, 예술점수(PCS) 32.46점을 획득했다. 합계 70.07점을 기록한 이해인은 전체 29명 중 9위에 이름을 올리며 24명이 겨루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번 점수는 지난달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시즌 최고점인 67.06점을 3.01점 경신한 수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공인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70점을 넘어선 것은 2024년 세계선수권 이후 약 2년 만이다. 15번째 순서로 빙판에 들어선 이해인은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에서 후속 점프 회전수가 소폭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더블 악셀과 트리플 플립 등 남은 점프 요소를 실수 없이 수행하며 점수를 쌓았다.
경기를 마친 이해인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소감을 전했다. 링크장에 들어서기 전 긴장으로 다리가 떨렸다고 털어놓은 이해인은 연기 직후 심판진을 향해 강렬한 눈빛을 보내며 포효하는 동작으로 마무리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출전한 신지아(세화여고)는 65.66점을 기록하며 14위로 쇼트프로그램을 마쳤다. 14번째 순서로 나선 신지아는 첫 번째 연결 점프에서 착지 중 넘어지는 실수가 나오면서 수행점수(GOE)가 깎였다. 하지만 이어진 비점프 요소에서 최고 난도인 레벨 4를 받아내며 하위권 추락을 막고 프리스케이팅 합류에 성공했다.
현재 선두는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78.71점을 받은 나카이 아미(일본)가 차지했다. 사카모토 가오리(일본·77.23점)와 알리사 리우(미국·76.59점)가 그 뒤를 이으며 선두권을 형성했다. 상위권 선수들이 70점대 중후반에 포진하면서 메달권 진입을 위해서는 프리스케이팅에서의 역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대회 피겨 스케이팅이 열리는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는 정빙 상태에 따라 얼음이 무르다는 지적이 선수들 사이에서 제기되어 왔다. 쇼트프로그램에서도 점프 착지 과정에서 날이 얼음에 박히거나 중심을 잃는 장면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이해인 역시 첫 점프 착지 시 날이 깊게 박혀 준비했던 연결 동작을 온전히 보여주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이해인과 신지아는 오는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최종 순위 도약에 나선다. 두 선수 모두 첫 올림픽 무대라는 압박감 속에서 데뷔전을 치른 만큼, 하루 동안의 휴식기 동안 체력 회복과 점프 성공률 보완이 순위 상승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