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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경찰 출석…"홍명보 감독 선임 부당 개입 전혀 없다"

최예원 선임기자 | 입력 26-09-02 15:02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경찰이 사건을 서울경찰청으로 이송받은 지 두 달 만에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정 전 회장을 직접 조사하면서 감독 선임 절차를 둘러싼 수사가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낮 12시께부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정 전 회장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오전 11시54분께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느냐는 취지로 묻자 "부당 개입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정 전 회장에 대한 수사는 2024년 홍 전 감독의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시작됐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당시 정 전 회장이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강요와 협박,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정 전 회장이 대한축구협회 회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감독 후보 추천과 최종 선임 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감독 선임을 최종 승인하는 협회 이사회의 업무를 방해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특히 홍 전 감독과의 협상을 주도했던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의 역할과 정 전 회장의 지시 여부가 쟁점이다.

이 전 이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축구협회 사이의 분쟁을 심리하는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소송 참가 신청서에서 정 전 회장의 지시로 홍명보 전 감독을 포함한 감독 후보자 3명을 만나 면담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정 전 회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감독 후보를 결정하는 전력강화위원회와 협회 이사회 절차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은 2024년 7월부터 논란이 이어졌다. 당시 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새 국가대표팀 감독을 물색했고 홍 전 감독을 최종 선임했다.

그러나 후보자 평가와 면접, 추천 권한 등이 협회 내부 규정에 따라 적정하게 진행됐는지를 두고 문제가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도 2024년 축구협회 감사를 통해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의 업무 처리가 부적정했다고 판단하고 관련자 징계를 요구했다.

경찰 수사는 올해 7월부터 속도를 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024년 7월부터 정 전 회장과 이임생 전 이사 등 축구협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접수된 고발 사건을 수사해왔다. 이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이 지난 7월 1일 사건을 넘겨받았다.

서울경찰청은 사건 이송 이후 감독 선임 과정에 관여했던 인사들을 잇달아 조사했다.

지난달 4일에는 홍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감독 후보로 선정된 경위와 최종 선임 과정 등을 조사했다.

이틀 뒤인 지난달 6일에는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내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당시 감독 후보 추천과 선임 절차가 담긴 협회 내부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를 비롯해 윤덕여 전 전력강화위원 등 당시 감독 선임 과정에 참여했던 관계자들도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26일에는 김정배 전 축구협회 상근부회장이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홍 전 감독 선임 의혹뿐 아니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과 관련해 접수된 고발 사건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축구협회를 둘러싸고 경찰이 수사 중인 고소·고발 사건은 모두 9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은 이날 출석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그동안 확보한 축구협회 내부 자료와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정 전 회장의 지시가 실제 감독 선임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홍 전 감독과 이 전 이사, 전력강화위원 등 실무·의사결정 관계자에 이어 정 전 회장까지 피의자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의 초점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협회 내부 절차가 실제로 훼손됐는지로 좁혀졌다. 정 전 회장의 개입이 통상적인 회장 업무 범위였는지, 특정 후보 선임을 위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였는지가 향후 혐의 판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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