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 연 5%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과 원화 가치, 국내 증시 변동성에도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크 카바나와 메건 스와이버 전략가 등은 1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Fed가 2022~2023년 금리 인상기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연 5.5%였다.
BofA는 시장이 Fed의 최종 금리 수준을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재 금리스와프 시장에서는 Fed가 앞으로 세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려 실효 연방기금금리를 연 4.5~4.75%까지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18일 기준 약 4.7% 수준이다. BofA는 이 금리가 2023년 고점인 연 5.25%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ofA 전략가들은 “Fed는 현재 통화정책이 긴축적이라고 보지 않고 있으며 금융 여건이 긴축적으로 변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경우 단기 금리는 급등하겠지만 장기 금리는 크게 오르지 않아 단기와 장기 금리 차이가 축소되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와 경제 생산량이 목표치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바탕으로 적정 정책금리를 계산하는 테일러 준칙을 적용하면, 미국의 적정 연방기금금리는 연 5.3% 수준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BofA는 단기 국채 금리가 추가로 오를 수 있지만 장기 금리로의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말까지 현재 수준인 연 5%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번 전망은 BofA 내 채권시장 분석 및 투자전략 담당 조직의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ed를 중점적으로 분석하는 BofA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아디티아 바브는 Fed가 올해 10월과 12월 각각 한 차례씩 모두 두 차례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앞서 Fed는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미국이 2023년 7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에 나선 가운데, FOMC 위원 다수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8명 가운데 12명은 연말 기준금리를 연 4.00~4.25%로 예상했다. 4명은 연 4.25~4.50%를 제시했고, 현재 수준인 연 3.75~4.00%에 머물 것으로 본 위원은 2명에 그쳤다.
미국의 금리 상단이 높아지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도 복잡해진다. 한국 기준금리가 연 3.00%인 상황에서 미국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다시 1%포인트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이 겹칠 경우 원화 약세와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으로서는 7월과 8월 연속 인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10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과, 환율·물가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인상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10월 동결 뒤 11월 인상 경로가 유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도 미국 금리 움직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과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를 낮춰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성장주와 기술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9월 FOMC 여진을 소화하면서 변동성 확대 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될 때마다 높은 금리 수준 자체의 부담과 2022년 긴축 충격에 대한 학습효과가 함께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는 Fed가 실제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지와 함께, 금리 인상 폭이 단기 국채 금리와 장기 국채 금리에 어떻게 반영될지다. 미국의 추가 긴축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과 원화·증시 흐름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금융시장의 경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