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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6억4100만원 역대 최고…외곽까지 치솟자 세입자 '주거비 비상'

정한영 기자 | 입력 26-10-23 08:45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6억4000만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지를 찾던 세입자들이 몰리는 강북과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보증금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임대 매물은 줄어드는 반면 전세 수요는 이어지면서 가을 이사철 무주택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41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1월 기록한 종전 최고치 6억3424만원을 지난 8월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9월 평균 전셋값이 5억7926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동안 6174만원 상승했다. 상승률은 10.7%에 달한다. 전세 계약을 갱신하거나 새 주택으로 이사하려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불과 1년 사이 수천만원의 추가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셋값 상승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22일 발표한 10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16%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3%로,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되는 지역은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저렴했던 서울 외곽이다. 성북구 전셋값은 한 주 동안 0.36% 상승해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노원구는 0.31%, 도봉구는 0.28%, 중랑구와 금천구는 각각 0.27% 올랐다.

서대문구도 0.24%, 관악구는 0.21% 상승했다. 교통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과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몰리면서 서울 외곽까지 전세가격 상승세가 확산하고 있다.

반면 서초구는 대단지 입주 물량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0.10% 하락했다. 서울 전체 전세시장이 상승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역별 공급 여건에 따라 가격 흐름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장기간의 상승 흐름은 자치구별 평균 전셋값에서도 확인된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3곳의 평균 전셋값이 과거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성동구는 지난 7월 평균 전셋값이 처음으로 8억원을 돌파했다. 강동구도 8월 6억원을 넘어선 뒤 9월에는 6억1006만원까지 상승했다. 서울 주요 주거지역에서 6억원 이상의 보증금이 일반적인 가격대로 자리 잡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1년간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성북구다. 지난해 9월 4억6441만원이었던 평균 전셋값은 올해 9월 5억3994만원으로 뛰었다. 1년 새 7553만원, 16.3% 상승한 것이다.

강북구와 노원구의 연간 상승률도 각각 13.7%, 13.6%에 달했다. 과거 강남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 주거지로 분류됐던 지역에서도 보증금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실제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보증금 11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올해 2월 처음 10억원대 전세 거래가 이뤄진 이후 6개월 만에 가격이 추가 상승했다.

서울 전세시장의 또 다른 문제는 매물 감소다.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는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에 나오는 임대주택 물량은 오히려 줄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월세 매물은 지난해 10월 1일 4만4190건에서 올해 10월 1일 3만7443건으로 감소했다. 1년 사이 6747건, 15.3% 줄어든 규모다.

실거주 요건 강화와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 등이 임대주택 공급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택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전세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매물 부족은 전세수급지수에서도 나타난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7월 127.5를 기록했다. 2021년 1월의 131.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시장에서 전세주택을 구하려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우세하다는 뜻이다.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매물은 제한적인 반면 임대인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된 셈이다.

전셋값 상승은 세입자의 금융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보증금이 수천만원씩 오르면 기존 계약을 유지하더라도 부족한 금액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세입자는 전세대출을 늘리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그러나 대출 규모가 커지면 매달 지급해야 하는 이자도 증가한다. 예를 들어 추가 보증금 6000만원을 연 4% 금리로 대출받으면 연간 이자만 240만원이다. 매달 20만원의 주거비가 추가되는 셈이다.

정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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