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기업구조개선작업을 진행 중인 중앙일보 인수전에 지분 투자자로 참여한다. 다우키움그룹과 CJ그룹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신세계까지 합류하면서 중앙일보의 새 지배구조와 경영 정상화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투자은행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신세계는 중앙일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다우키움·CJ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다. 중앙일보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19일 본입찰에 참여한 후보들을 평가한 뒤 해당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신세계의 참여 방식은 중앙일보 경영권을 직접 확보하는 인수가 아니라 컨소시엄을 통한 지분 투자다.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신세계가 중앙일보의 주요 주주가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우키움과 CJ, 신세계의 정확한 투자액과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 금액을 5000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이 3000억∼4000억원대를 제시한 가운데 다우키움·CJ 컨소시엄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최종 인수 완료를 뜻하지 않으며 협상 결과에 따라 조건이나 일정이 바뀔 수 있다.
이번 거래는 기존 대주주의 주식을 사들이는 구주 매각이 아니라 중앙일보가 새 주식을 발행하고 인수자가 이를 매입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수 대금은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지 않고 중앙일보로 직접 유입돼 채무 변제와 운영자금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된다. 신주 인수자가 최대주주에 오르는 구조다.
중앙일보는 지난 6월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뒤 7월 채권단 주도의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다. 중앙홀딩스와 JTBC,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다른 중앙그룹 계열사들이 법원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과 달리 중앙일보는 비용 절감과 부동산 매각, 경영권 매각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제시하며 워크아웃을 선택했다.
CJ와 신세계의 동반 참여도 주목받고 있다. 중앙일보는 1965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설립했으며 1999년 삼성에서 계열 분리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 창업주의 손자이고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외손녀다. 이에 따라 이번 거래에는 삼성에서 분리된 기업들이 중앙일보 인수를 위해 다시 손잡았다는 상징성이 더해졌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뷰티, 문화·라이프스타일 사업과 중앙일보의 콘텐츠 역량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우키움은 정보기술과 금융 플랫폼을, CJ는 방송·영화·음악 등 콘텐츠 사업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 이후 각 기업의 역할 분담도 주요 관심사다.
다만 이번 인수 대상은 신문사인 중앙일보다. 같은 중앙그룹 계열 방송사인 JTBC가 이번 거래에 함께 포함된 것은 아니다. JTBC는 별도의 매각 절차를 밟고 있으며 매각 공고는 당초 계획보다 늦춰져 11월 진행될 예정이다. 콘텐트리중앙과 중앙피앤아이의 매각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우키움·CJ·신세계 컨소시엄은 앞으로 조건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금융채권자협의회와 사채권자 집회, 중앙일보 이사회 의결, 주금 납입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협상 과정에서는 기업별 투자 비율과 추가 자금 부담, 경영권 행사 방식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 확충을 통한 재무 정상화와 함께 복수 대기업 주주 체제에서 편집권의 독립성을 어떻게 보장할지도 최종 계약 전 확인해야 할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