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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부처 1만명 세종행에 임대시장 긴장…전세 매물 줄고 가격 상승

정한영 기자 | 입력 26-10-21 09:38



정부가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곳을 세종시로 추가 이전하기로 하면서 지역 주택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부터 공무원 수천 명이 단계적으로 이동하지만 신규 아파트 공급은 제한돼 있어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확정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대상은 모두 44개 기관으로, 정원 기준 공무원은 9929명이다. 이 가운데 별도 청사가 필요하지 않은 27개 기관, 2995명은 세종 지역의 민간 건물을 임차해 2027년 중 먼저 이전한다. 나머지 17개 기관은 독립청사나 특수시설을 신축한 뒤 2031년까지 순차적으로 옮길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재외동포청 등 6개 기관이 이동한다. 하반기에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각 부처 소속기관과 자문위원회 등이 이전할 계획이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의 이전 시기는 관련 법 개정 일정에 따라 결정된다.

이전 계획이 발표되자 정부세종청사와 가까운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임대차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부 단지는 전월세 매물이 한 자릿수로 줄었고, 집을 찾는 문의에 비해 실제로 소개할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하다는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 이어지고 있다.

세종 아파트 전셋값도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5일까지 세종의 아파트 전셋값은 4.46% 올랐다. 수도권 기관 이전에 대한 기대가 매매시장뿐 아니라 실거주 목적의 임대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특히 첫해 이전 대상자 2995명 가운데 상당수가 매매보다 전세나 월세를 선택할 경우 단기간에 임대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가족은 수도권에 남기고 공무원만 세종에서 거주하는 이른바 "나 홀로 이주"가 늘어나면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원룸 시장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공급 여건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의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 추정치에서는 2027년 세종시의 30가구 이상 공동주택 입주 물량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입주가 가능한 신규 주택이 제한된 상태에서 이전 수요가 먼저 발생하면 기존 주택의 전세보증금과 월세가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기관 이전에 맞춰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주택은 계획 수립과 인허가, 착공을 거쳐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단기적인 임대차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공무원 특별공급을 다시 도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세종시 공무원 특별공급은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2021년 7월 중단됐다. 조상호 세종시장은 이전 공무원을 위한 특별공급 필요성을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기존 시민과 무주택자 사이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체 이전 인원 9929명이 모두 동시에 세종에 정착하는 것은 아니며 가족 동반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의 가격 상승 기대만으로 향후 수요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부와 세종시는 2027년 선발 이전이 시작되기 전 임대주택 확보 규모와 연도별 공급 일정, 투기 수요 차단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정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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