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비어 있는 법무부 장관 자리를 놓고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고위직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과 양부남 의원을 최종 후보군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청 폐지 이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새롭게 출범한 가운데 차기 법무부 장관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두 의원을 대상으로 최종 인선을 검토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에 “이 대통령이 장고를 거친 끝에 박 의원과 양 의원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이라며 “조만간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법무부 장관 자리는 지난 8월 26일 정성호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60일째 공석이다. 정부는 8월 30일 개각에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후임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김 전 후보자가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으로 지난달 19일 사퇴하면서 인선 절차를 다시 시작했다.
최종 후보군에 오른 두 사람은 모두 호남 지역구를 둔 초선 국회의원이자 고검장 출신이다. 검찰에서 주요 보직을 거쳤으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로 활동하던 시절 법률 지원과 관련 사건 대응에 참여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박균택 의원은 광주 광산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광주고검장을 지냈으며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검찰개혁 관련 실무를 맡았다. 2022년에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법률특보로 활동하면서 백현동 개발사업과 성남FC 후원금, 대북송금 사건 등에서 변호인으로 참여했다.
박 의원은 검찰개혁 과정에서 예외적이고 제한적인 보완수사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에 대해서는 공소 취소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양부남 의원은 광주 서구을이 지역구다. 부산고검장을 지낸 검사 출신으로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등 주요 수사에 관여했다. 2022년 민주당 법률위원장에 선임된 이후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법률 대응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두 후보의 이력은 법무부 장관 인선을 둘러싼 정치적 쟁점과도 맞닿아 있다. 검찰 수사와 조직 운영을 경험한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공소청 출범 초기의 조직 관리에 필요한 경력을 갖췄지만, 대통령 관련 사건에 직접 관여했던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법무행정의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될 여지도 있다.
특히 이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 취소 문제가 정치권에서 쟁점으로 다뤄지는 상황이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 및 공소청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인 만큼 후보자의 과거 법률 활동과 향후 직무 수행 사이의 관계도 인사 검증 과정에서 다뤄질 사안이다.
이번 인선은 검찰청 폐지 이후 처음 이뤄지는 법무부 장관 임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정부는 이달 2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출범시켰다.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가동되면서 기관 간 업무 조정과 조직 운영 문제가 법무행정의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청와대가 두 후보 모두 검찰 고위직 출신으로 압축한 데에는 새로운 제도에 대한 이해와 조직 관리 경험을 고려한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정부가 다시 검찰 출신 인사를 법무부 수장으로 기용하는 문제를 놓고 여권 내부에서도 이견이 제기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선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다음 주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 일정과 여론 등을 고려해 최종 후보자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자가 지명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 절차가 진행된다.
법무부 장관 공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통령의 최종 선택만 남았다. 두 후보 모두 검찰 고위직을 지냈고 대통령의 법률 대응에 관여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새 형사사법체계의 안정적 운영과 대통령 관련 사건을 둘러싼 이해충돌 우려를 어떻게 구분하고 검증할지가 이번 인선의 쟁점이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