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 '코리안 빅리거' 김혜성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 기회를 안타로 연결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김혜성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 9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여, 5회 말 깨끗한 우전 안타를 기록하며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비록 팀의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감독의 신뢰에 실력으로 응답하며 향후 더 많은 기회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날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MVP급 선수들이 즐비한 막강 타선을 가동했으며, 김혜성은 토미 에드먼에 이어 9번 타순에 배치됐다. 전날 2루타를 터뜨리며 맹활약했던 그에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다시 한번 믿음을 보낸 것이다. 로버츠 감독은 앞선 경기에서 "김혜성은 훌륭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기회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그의 꾸준한 출전을 암시한 바 있다.
김혜성은 첫 타석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두 번째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팀이 0-2로 뒤지던 3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그는 상대 선발 라이언 버거트의 바깥쪽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5회 말 2사 1루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침착하게 승부를 이어간 김혜성은 4구째 밋밋하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가볍게 받아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으나, 득점권에 주자를 진루시키며 타자로서의 임무를 완수했다.
김혜성은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3경기 연속 결장하며 잠시 숨을 골랐다. 그러나 직전 경기였던 19일 샌디에이고전에 8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고, 이날 연속 안타를 생산하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특히 수비 부담이 큰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다저스에서 한국인 야수가 주전 자리를 꿰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김혜성은 자신에게 찾아온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스스로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그의 방망이가 계속해서 날카롭게 돌아간다면, '깜짝 카드'를 넘어 다저스 라인업의 당당한 한 축으로 자리 잡는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