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겨냥한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인 '10·15 대책' 시행 이후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3년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대출 한도 축소와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등 촘촘해진 규제망이 수도권 외 지역 거주자들의 상경 투자를 가로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거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지인(서울 외 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19.98%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21.52%) 대비 1.54%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20% 선이 무너진 것은 2022년 10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쇼핑이 주춤해진 결정적 원인으로는 지난해 발표된 10·15 부동산 대책이 꼽힌다. 당시 정부는 서울 25개 전 자치구와 경기 12개 주요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2억 원까지 대폭 줄였다. 실거주 의무와 자금 출처 조사가 강화되면서 투자 목적의 원정 매수세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반면 서울 거주자들의 시선은 규제가 덜한 지방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거주자가 타 지역 아파트를 사들인 비중은 6.43%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전역이 강력한 규제에 묶이자,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비규제 지역이나 지방 중소도시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거래 절벽 속에서 서울 아파트 시장의 체질 변화도 감지된다. 대출에 의존하던 외지인 투자 수요가 빠져나간 자리를 자기자본 비중이 높은 서울 내 갈아타기 수요나 실거주자들이 메우고 있다. 실제로 강남 3구와 용산 등 주요 지역에서는 여전히 신고가 거래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한 원정 투자 비중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역 간 거래 교차'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은 규제에 따른 거래 위축이 이어지는 반면, 지방은 서울발 투자 수요 유입으로 인해 가격 방어세가 나타나는 양극화 양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강도 규제가 서울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는 효과를 거둘지, 혹은 지방 시장의 투기 수요만 자극하는 부작용을 낳을지에 대한 정책적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