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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독방의 설, 권력의 끝은 이렇게 온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2-17 14:11



설날 아침, 구치소 독방에 떡국 한 그릇이 놓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그곳에서 설을 맞았다. 이 장면은 동정도, 과장도 필요 없다. 권력의 결말은 때로 이렇게 직선적이다.

대통령의 설은 원래 상징의 무대다. 국정 메시지, 민생 강조, 통합의 언어. 그러나 지금은 철문 안에서 조용히 보내는 명절이다. 불과 몇 해 전 국가 권력을 행사하던 자리가, 

이제는 수용번호로 대체됐다. 이것이 정치의 냉혹함이다.

권력은 빌려 쓰는 것이다. 국민이 맡긴 시간은 유한하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가 결국 남는다. 

변명은 길어도, 평가는 짧다. 국민은 체감으로 판단하고, 책임으로 결론을 낸다.

설날 떡국은 나이를 더한다. 동시에 지난 시간을 묻는다. 무엇을 남겼는가. 무엇을 잃었는가. 그리고 무엇에 책임질 것인가. 정치가 이 질문을 피하면, 역사가 대신 묻는다.

이번 장면은 개인의 불운이 아니다. 권력이 오만해질 때 어떤 끝을 맞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박수 속에서 시작된 시간은 침묵 속에서 정리된다.

정치는 감정이 아니라 결과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고, 기록은 사라지지 않는다. 설은 돌아오지만, 잃은 신뢰는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독방의 떡국은 뜨거웠을지 모른다. 그러나 권력의 시간은 이미 차갑게 식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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