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19일 내란수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서초동 법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이들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통해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는 목적이 분명했다고 판결했다. 특히 군 병력을 투입해 국회의 기능을 무력화하려 한 점을 내란의 핵심 행위로 규정했다.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국가 안보를 위한 결단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란실행 등의 혐의를 받은 핵심 가담자들에 대해서도 중형이 내려졌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반면 김용군 전 육군 대령과 윤승영 전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선고 당시 법정 안팎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장이 무기징역을 낭독하는 동안 정면을 응시한 채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김용현 전 장관은 선고 직후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방청석에서는 선고 내용에 따라 짧은 탄식과 고성이 섞여 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이번 판결에 대해 헌법 파괴 행위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는 입장을 냈다. 검찰 관계자는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헌법 질서를 수호하려는 사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짧게 답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번 판결은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뿐만 아니라 군과 경찰의 동원 과정 전반에 걸친 위법성을 명확히 했다는 평가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지휘 계통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내란을 실행한 점을 양형의 주요 근거로 삼았다. 무죄를 받은 인물들의 경우 상급자의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운 위치였거나 실행에 가담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이 참작됐다.
판결 결과에 따라 향후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와 재판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기징역이라는 최고 수준의 형량이 선고되면서 당시 계엄령 선포에 관여한 정치권과 군 내 인사들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번 선고가 확정될 경우 내란죄 적용의 중대한 사법적 선례로 남게 된다.
대법원까지 이어질 법리 다툼 과정에서 내란 목적의 유무와 실행의 구체성을 놓고 검찰과 피고인 측의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