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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비자금 조성했나"…검찰, 통일교 본부 등 동시다발 압수수색

박현정 기자 | 입력 26-05-07 10:14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는 6일 오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핵심 시설들을 대상으로 전격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인력은 경기도 가평의 천정궁 박물관을 비롯해 서울본부, 효정글로벌통일재단 등 주요 거점에 배치되어 내부 회계 장부와 전산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업무상 횡령 혐의를 구체화하기 위한 조치다. 합수본은 올해 초 통일교 관련 시설에 대해 두 차례 영장을 집행한 바 있으나, 교단 차원의 조직적 횡령 혐의를 직접 겨냥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사팀은 통일교 내부 자금이 부적절한 통로를 통해 유출되었는지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특히 압수수색 영장에는 한학자 총재를 포함한 교단 고위 관계자들이 피의자로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교단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자금이 공적 목적 외에 한 총재의 개인 비자금으로 조성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9시경부터 각 시설에 진입해 오후 늦게까지 조사를 이어갔다. 천정궁 등 주요 시설 진입 과정에서 교단 측과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현장에는 긴장감이 유지됐다. 검찰은 박스 수십 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과 자금 흐름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다.

통일교 측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장에 있던 교단 관계자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함구하거나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반응만을 보였다. 한 총재의 개입 여부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간 합수본은 정·관계 인사들과 교단 사이의 유착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금품 수수 의혹을 받던 전·현직 국회의원들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수사 동력이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강제수사는 정치권 로비 의혹에서 교단 내부의 불법 자금 운용 문제로 수사 초점이 완전히 전환됐음을 보여준다.

합수본은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교단 재무 담당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자금 인출 경위와 결재 라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한 총재에 대한 직접 조사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교단 자금의 사적 유용 규모와 경로가 확인될 경우 종교 단체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은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수사가 단순한 횡령 사건에 그칠지, 아니면 교단 운영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사법 처리로 이어질지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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