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를 다섯 달 앞두고 검찰 조직의 인력 이탈 현상이 한계치에 다다랐다. 사직과 휴직이 급증한 가운데 법관 임용에 지원한 검사 수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조직 내부에서는 업무 마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감된 2026년 법조경력자 법관 임용 전형에 지원한 검사 출신 인원은 28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지원자 48명과 비교해 5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법원이 법조 경력자 임용 절차를 개편한 2018년 이후 검사 출신 지원자는 2018년 7명에서 시작해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올해처럼 수백 명 단위의 인원이 한꺼번에 지원한 사례는 없었다.
인력 유출은 퇴직과 휴직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법무부 집계 결과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검사 69명이 사표를 냈으며, 지난해부터 1년 4개월간 검찰을 떠난 인원은 총 244명에 달한다. 휴직자 역시 1분기에만 57명을 기록해 지난해 전체 휴직 인원 132명의 절반 수준에 육박했다. 여기에 특별검사팀 파견 인원 67명까지 더해지면서 일선 검찰청의 가동 인력은 정원 대비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검찰 내부에서는 차장검사가 배치된 전국 주요 지청의 실질 근무 인원이 정원의 50% 안팎까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지청에서는 검사 인력 부족으로 고소·고발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서 파산지청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실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인력과 사기가 모두 바닥난 상태에서 야근으로 버티고 있지만 추가 이탈이 발생하면 사실상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대규모 이탈의 배경으로는 오는 10월로 예정된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출범이 지목된다. 조직의 존폐가 결정된 상황에서 젊은 검사들을 중심으로 직업적 불안정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과거 검찰 수사를 겨냥한 국정조사와 조작 기소 의혹 제기 등 조직을 향한 정치권의 압박과 비판 여론이 지속된 점도 사기 저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검찰 간부들 사이에서는 경력 법관 지원자가 폭증한 현상을 두고 조직의 미래가 불투명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법관 지원 사실이 알려질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지원을 망설이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현재는 검찰청 폐지라는 특수한 상황이 겹치면서 눈치를 보던 인원들까지 대거 전직 대열에 합류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법관 지원 결과에 따라 하반기 검찰 인력 공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행정 절차에 따라 대규모 인원이 법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될 경우 공소 유지와 남은 수사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다. 검찰청 폐지 전까지 남은 기간 인력 재배치와 업무 하중 조절을 둘러싼 논의는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