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책임 첫 명문화…참사 유가족 눈물 끝에 만든 ‘안전의 약속’
세월호 참사 이후 12년.
수많은 희생과 유가족들의 절규 끝에 마침내 대한민국 국회가 국민의 ‘안전권’을 국가의 기본 책임으로 명시한 생명안전기본법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7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의원 191명 가운데 찬성 188명으로 생명안전기본법을 의결했다.
사실상 압도적인 찬성 속에 처리된 이번 법안은 단순한 입법 절차를 넘어, 반복되어 온 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가 책임을 제도적으로 명문화한 첫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법안 통과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국민적 요구와 유가족들의 오랜 외침이 국회를 움직였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법안 처리 직후 본회의장에서 “참사 유가족들의 진상규명을 위한 눈물과 수고가 있었기에 이 법이 통과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6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며 “더 이른 시기에 법을 마련하지 못한 데 대해 국회의장으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재난·사고·사회적 참사 발생 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방·대응·조사 책임을 명확히 규정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중대한 참사가 발생할 경우 독립 조사기구를 설치해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진행하도록 명시했다.
기존처럼 정권이나 기관의 이해관계에 따라 진상규명이 흔들리는 문제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피해자와 유가족의 참여권, 알 권리, 국가의 재발방지 의무 등도 제도적으로 담아내면서 단순 사후 수습을 넘어 ‘예방 중심 안전국가’로의 전환을 선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하며 법안 논의를 이끌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법안 통과를 두고 “대한민국 사회가 참사의 기억을 단순한 추모에 머물지 않고 제도 변화로 연결했다”는 평가와 함께,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작동할지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이태원 참사, 산업현장 사고, 각종 재난이 반복되며 국민 불안은 커져왔다.
그때마다 유가족들은 “국가는 어디 있었느냐”고 물었다.
12년 만에 통과된 생명안전기본법은 그 질문에 대한 대한민국의 첫 제도적 대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